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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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서울 집값 전고점 대비 90% 회복… 2025년 이후에도 과열 가능성”

주택시장 위험 지수, ‘고평가→과열’ 단계 진입 중

한국은행은 서울 집값이 2021년 고점의 90% 수준을 회복하면서 내년 이후에도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12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실린 ‘최근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에서 “올해 1~8월 주택시장·가계부채 지표를 살핀 결과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서초구 등 일부 지역은 전(前) 고점을 넘어섰다고 봤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스1

지난 7월 기준 서울의 주택시장 위험 지수는 1.11로 ‘고평가’ 단계(0.5∼1.5)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0.50) 고평가 단계에 진입한 뒤 계속 올라 ‘과열’ 단계(1.5 이상)에 근접하는 중이다.

 

주택시장 위험 지수는 소득과 임차 가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이 적정 수준인지 평가하는 지표다.

 

과거 네 차례의 주택가격 상승기(2001∼2003년, 2005∼2008년, 2015∼2018년, 2020∼2021년)에 주택거래량이 늘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했던 현상도 지난 5월부터 나타나고 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3분기(99.3%)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떨어져 올해 1분기 92.1%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올해 4분기에는 92.4∼92.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최근 서울 등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비(非)아파트 기피에 따른 수급불균형 우려, 금리 인하 기대 등에 따른 대출 금리 하락, 규제 완화와 정책금융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향후 단기적으로 불안이 이어져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내년 이후까지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은은 또 그간 고금리로 개선된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가계부채 비율도 현재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2022년 이후 완만히 낮아졌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가운데 4위(올해 1분기 기준)에 오를 정도로 높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우려를 거론했는데, 오는 10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같은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경제 주체들에게 이러한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