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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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경제학자가 바라본 ‘불평등의 땅’ 미국

좋은 경제학 나쁜 경제학/ 앵거스 디턴/ 안현실·정성철 옮김/ 한국경제신문/ 2만3000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이자 동시에 영국에서 나고 자라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인 앵거스 디턴이 미국 사회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미국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땅에서 ‘불평등의 땅’이 된 데에 경제학과 경제학자가 어떤 과오를 저질렀는지 지적한다. 나아가 경제학과 경제학자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데, 이는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국 내 이슈와 그와 관련해 벌어진 경제학계·정치계 내 논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미국에 한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유의미하다.

앵거스 디턴/ 안현실·정성철 옮김/ 한국경제신문/ 2만3000원

책은 총 11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 ‘패스트푸드점과 최저임금’은 저자 자신이 이민자로서 받은 미국의 첫인상과 미국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1990년대 미국 내에서 벌어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을 다룬다. 2장 ‘미국의 건강보험 그리고 의료시스템’은 미국의 건강보험제도와 의료 체계를 다룬다. 3장에서는 미국 국내의 필요성 관점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빈곤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과거 행정부와 학계에서 오갔던 원조에 대한 논의, 미국 내의 빈곤 문제를 다룬다. 4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측정뿐만 아니라 빈곤 측정에서도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논쟁에 대해 살펴본다. 5장 ‘소득과 자산불평등’에서는 돈이나 물질적 복지의 불평등과 이에 대해 경제학자, 정치인, 대중이 어떻게 글을 쓰고 생각하는지를 살펴본다.

6장 ‘돈을 넘어선 불평등’은 미국 내 이민자들이 겪는 어려움, 다음으로 미국 내 인종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7장 ‘은퇴, 연금, 그리고 주식시장’은 연금의 형태, 경제학자에 대한 연금의 영향 그리고 경제학자의 연금정책에 대한 영향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8장 ‘현장의 경제학자: 콘퍼런스와 학술지’는 경제학계에 관한 이야기다. 9장 ‘노벨상과 노벨상 수상자’는 노벨상 및 노벨 경제학상이 만들어진 계기를 시작으로 리처드 스톤과 제임스 미드라는 두 경제학자의 우정, 저자가 201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을 당시 경험한 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장 ‘경제학자가 경제를 망쳤나’에서는 현재의 미국 자본주의 그리고 다른 고소득 국가의 자본주의가 자유민주주의와 병립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11장 ‘경제 실패는 경제학의 실패인가’는 앞서 다룬 논의를 정리하며 경제학과 경제학자의 반성을 촉구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