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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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엄지 “기본부터 다시 연습… 섬세한 농구 배워”

우리銀 이적 후 반등 각오

무릎 부상 후 성장세 꺾여
“위성우 감독 만나 심기일전
우승팀 왔다는 부담감보다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뿐”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배우고 있어요”

2024 박신자컵에서 아산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신고식을 치른 한엄지(26·180㎝)가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엄지가 지난달 31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박신자컵 히타치와 경기에서 슛을 던지고 있다. WKBL 제공

한엄지는 “한 번쯤은 위성우 감독님에게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계속 혼나기만 해서 슬프긴 하지만 주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치를 떨 정도’로 무섭지는 않고 오히려 좋으신 분 같다”고 웃었다. 이어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서 전주원 코치님에게 많이 배웠는데, 우리은행에 와서도 전 코치님에게 세세한 것들을 전수받고 있다”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스텝이나 손 위치 이런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엄지는 10년 전인 2014년 제39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교 농구대회에서 삼천포여고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당시 1학년이던 한엄지는 언니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인천 신한은행에 지명된 한엄지는 매 시즌 성장했고, 2020~2021시즌에는 평균 10.7득점 4.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선발된다. 하지만 2021~2022시즌엔 무릎부상으로 단 3경기 출전에 그치며 성장세가 꺾인다. 자유계약선수(FA)로 부산 BNK로 팀을 옮기고 난 뒤에도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엄지는 “부상 후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제가 잘 못 했던 것”이라며 “왜 잘 안 될까 하다가도 농구선수로서 끓어올라야 하는 승부욕도 서서히 꺾이는 것 같아 걱정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런 한엄지는 지난 시즌 우리은행 우승 주역 박혜진이 FA 자격을 얻어 BNK로 떠나게 되면서 보상선수로 프로 세 번째 팀에 입단하게 됐다. 한엄지는 “(유)승희 언니나 (김)단비 언니, 또 (박)혜미 언니와도 함께 뛴 적이 있어 낯설지 않다”며 “우승팀에 왔다는 부담감보다 그저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한엄지는 2024 박신자컵에서 치른 네 경기 가운데 두 경기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등 13득점 9.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위 감독도 한엄지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엄지는 “대회 전 훈련했던 걸 10%는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면서도 “아직 잘하고 있다는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11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며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한엄지의 새 시즌 목표는 특별히 세우지 않았다. 그는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게 중요하다”며 “훈련을 통해 익히고 배운 것들을 코트 위에서 조금이라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