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분기 이후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소비를 제약할 만큼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가구 비중이 10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3분기(99.3%)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 92.1%까지 내려왔다. 한은은 “OECD 31개국(평균 60.1%)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권 가계대출이 월 5조∼6조원씩 증가 시 가계부채비율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5월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며 8월에 전월 대비 9조8000억원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올해 4분기 92.4∼92.6%에 이를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이처럼 높은 가계부채비율은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은에 따르면 소비를 제약하는 원리금상환비율(DSR) 임계치는 47%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를 상회하는 가계 비중은 2013년 5.1%에서 2023년 12.2%로 크게 늘었다.
한은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주체들에 이런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택공급 확대와 규제 강화 조치 효과를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더 강화하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