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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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방차관 “미국이 한반도 정세 악화시켜”

중국 베이징에서 13일 진행된 연례 다자안보회의 ‘샹산포럼’에서 러시아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이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포민 차관은 이날 “미국이 고의로 ‘3국 동맹’의 틀 안에서 일본, 한국과의 군사 협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이미 어려운 한반도 주변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위성국가(동맹국을 비하하는 의미)들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1회 샹산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포민 차관은 “미국이 동유럽에서 한 비슷한 행위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군대 파병 계획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위험한 게임으로 핵보유국 간 직접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샹산포럼은 매년 싱가포르에서 각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의 중국판 행사로, 2006년 시작됐다. 14일까지 열리는 올해 샹산포럼에는 미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등 90여개 국가·국제기구 대표단 50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요국 국방 수장들도 참석했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은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보다 급을 높여 마이클 체이스 국방부 중국·대만·몽골 담당 부차관보를 파견했다. 체이스 부차관보는 이번 방문 기간 중국 군 당국과 별도 회동을 할 예정이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