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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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러시아 외교관 추방, 근거 전혀 없어”

영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보안기관이 자국 외교관을 간첩 활동과 사보타주(방해공작) 징후가 있다며 추방한 것을 두고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고 BBC,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조치와 관련,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우리는 국가 이익을 보호하는 것에 사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주재 영국 대사관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러시아 정부는 자국 주재 영국 외교관 6명에 대해 간첩과 사보타주 혐의로 추방을 결정했다고 이날 미국의소리(VOA)는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들 외교관 6명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하도록 하는 임무를 띤 영국 외무부 부서 소속이라면서, 관련 문서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서는 영국 외무부 동유럽·중앙아시아 담당국이 일명 ‘정치·군사 상황의 확전’을 조정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으로 패배하도록 하는 임무가 있음을 보여주는 문서라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서가 “첩보 수집과 (국가)전복 활동”에 관여했다는 증거라면서, 이 문서와 영국 정부가 취해온 수많은 비우호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 내 활동 자격을 취소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24는 승인이 취소된 대사관 직원들은 자동으로 러시아 연방에서 추방된다고 설명했다. 로시야24와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 매체는 추방된 영국 대사관 직원 6명의 이름과 이들이 짐가방을 들고 떠나는 영상을 공개했다. 또 로시야24 방송은 추방된 영국 외교관들이 러시아에서 스파이를 의미하는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으로 지정된 ‘메모리얼’, ‘노바야 가제타’ 등 언론사와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추방이 결정된 시점은 모스크바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직후였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