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된 14일 전국 기차역, 버스터미널, 공항 등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임시 공휴일까지 5일간 황금연휴를 맞아 전국 유명 관광지에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즐거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부산역, 강릉역, 광주송정역, 동대구역, 전북 익산역 등 주요 기차역 대합실은 양손에 짐과 선물꾸러미를 든 환한 표정의 귀성객들과 이들을 맞이하며 반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한복을 입은 채 부모 손을 잡고 역사로 가는 아이들과, 마중 나온 가족과 포옹하는 귀성객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대합실은 귀성객뿐만 아니라 역귀성을 하려는 인파까지 더해지며 북새통을 이뤘다.
강릉역 주변은 귀성객을 마중 나온 차들로 큰 혼잡이 빚어졌는데,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을 전후해 반복됐다.
경기 고양 행신역에서 대전으로 추석을 쇠러 간다는 직장인 이영훈(45) 씨는 "일찌감치 KTX 승차권을 예매했다"며 "연휴 기간 가족들과 지내면서 즐겁게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원에서 부산, 광주, 대전 등에 가는 KTX는 대부분 매진된 상태다.
부산, 청주, 울산, 대전, 수원 등 전국의 고속·시외버스터미널도 인파로 넘치긴 마찬가지.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은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을 마중 나온 차들로 붐비면서 오전부터 터미널 출입구 주변에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버스에서 내리는 귀성객들은 9월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여느 명절보다 가벼운 옷차림이었지만 두 손에는 묵직한 선물이 들려있었다.
수도권으로 역귀성을 선택한 중장년층도 자녀들을 위해 명절 음식을 한 아름 준비해 설레는 얼굴로 버스를 기다렸다.
한국도로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승용차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걸리는 예상 시간은 부산 7시간 10분, 울산 6시간 40분, 목포 6시간 20분, 대구 6시간 10분, 광주 5시간 50분, 강릉 4시간 10분, 대전 3시간 40분이다.
반대로 각 도시에서 서울까지 예상 소요 시간은 부산 5시간, 울산 4시간 30분, 목포 3시간 40분, 대구 4시간, 광주 3시간 20분, 강릉 2시간 40분, 대전 1시간 30분이다.
공사는 "귀성 방향은 혼잡하나 귀경 방향은 평소 토요일보다 원활한 수준"이라며 "고속도로 정체는 이날 오후 8∼9시께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닷길로만 고향을 찾을 수 있는 충남 서해안 도서 지역 7개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도 붐볐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대천항 여객터미널에는 양손에 선물을 든 가족 단위 승객들이 평소보다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오전 7시 첫 배를 시작으로 오전 10시 기준 모두 650여명의 귀성객이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거나 육지로 나왔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 인천 운항 관리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천∼백령도 항로 등 13개 항로에서 여객선 18척이 운항했다.
이날 인천 앞바다는 파도가 잔잔하고 바람의 세기도 약해 여객선 운항에 차질이 없는 상태다.
다만 영종도 삼목∼장봉 항로 여객선은 정비로 휴항한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하루에만 1만2천명가량이 여객선과 도선을 타고 인천과 인근 섬을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목포, 진도, 추자도, 고흥, 완도와 제주를 잇는 여객선도 정상 운항하고 있다.
군산여객터미널에는 도내 5개 항로를 이용해 섬으로 가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하늘길도 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제주공항은 귀성객과 관광객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선물 꾸러미와 여행 가방을 잔뜩 들고 온 가족들, 골프가방을 들고 온 관광객 등 연휴 기간 제주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레포츠를 즐기려는 이들로 공항 안팎에 활기가 넘쳤다.
이날 제주공항을 통한 입도객 수는 4만3천여명이다.
청주공항과 김해공항 국내선과 국제선 출발장도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나 해외로 나가려는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아직 물러가지 않은 더위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커다란 여행 가방을 끄느라 연신 땀을 훔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가위의 넉넉함과 긴 연휴가 시작됐다는 여유로움에 표정들은 모두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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