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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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가 웬만한 빌딩값… 초고가 아파트 ‘그들만의 세상’

서울 반포 아파트값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포동 대장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와 최근 지어진 ‘래미안원베일리’가 번갈아 신고가를 찍고 있다. 3.3㎡(1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1억7600만원대로 ‘국민평형’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연합뉴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 84㎡(32평) 9층 매물은 지난달 2일 60억원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55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썼는데, 불과 한 달 만에 5억원이 또 올랐다.

 

지난 6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50억원에 거래되면서 반포 아파트 ‘50억원 시대’를 열었는데 두 달여 만에 반포동 신고가를 새로 써낸 것이다.

 

이 아파트 펜트하우스 전용 234㎡(96평)는 최근 180억원에 실거래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포에서 두 달 만에 10억원 오른 이유는 반포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돼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한강변인데다 강남권의 다른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비해 투자 가치나 환금성이 높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 한강변 대표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 연합뉴스

현재 서울 서초구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매물이 50억~55억 원대에 올라와 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이 평형대는 45억~50억 원대 사이에서 거래됐다. 현재는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아 호가가 최대 5억 원 이상 상승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신축 프리미엄과 뛰어난 입지 덕분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포 B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압구정이나 청담 등에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었지만, 점차 고가 아파트들이 반포동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며 “한강 변 새 아파트라는 희소성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시장 과열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반포 등지에서 신고가가 발생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베일리와 같은 고가 아파트의 시장 흐름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