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주장 손흥민이 제기한 문제로 인해 논란이 일었던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가 개선되기 위해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나선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관리공단은 15일 발표를 통해 내년부터 대형 콘서트 대관 시 그라운드(잔디) 구역에 좌석을 설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긴급 보수 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2025년부터는 가수 콘서트와 같은 문화행사에 대해 그라운드 석 판매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만 대관이 허용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하이브리드 잔디 도입, 사물인터넷 기술 활용, 예비 잔디 물량 확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잔디 상태를 관리해 왔으나,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상태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관 방침을 변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잔디 상태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잔디 상태 논란은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안방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이후 불거졌다.
해당 경기에서 손흥민은 0-0으로 비긴 후 “잔디 때문에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언급하며 잔디 상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손흥민은 이어 닷새 후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오만과의 예선 방문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원정 구장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며 서울 경기장의 관리 상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의 발언은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에 대한 비난을 촉발시켰다. 일부 축구 팬들은 이달 21일과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아이유의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도 나서 잔디 상태를 확인한 후, 오는 10월에 개최될 예정인 이라크전의 장소를 재검토하라는 공문을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긴급 점검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한편, 서울시 측은 이미 예정된 아이유의 콘서트는 취소하지 않고 예정대로 대관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잔디 상태 개선과 별개로 이미 계획된 문화 행사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