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보호하겠다며 내년부터 콘서트 등 문화행사는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조건으로 대관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가수 아이유 팬들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가수 아이유 갤러리는 15일 성명을 내고 “오늘 서울시가 아이유 콘서트 관련 입장을 내놓았는데 잔디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에 팬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대한 팬들의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아이유 갤러리는 “팬들은 다음 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아이유 콘서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에 큰 안도감을 느끼는 바지만 무능력한 서울시의 행정력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전적으로 서울시설공단의 관리 소홀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설공단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는 잔디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서울 시민에게 사과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이나 마치 아이유 콘서트 여파로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가 제외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유에 앞서 두 가수의 콘서트가 진행됐던 만큼 서울시설공단은 2024년 한 해 콘서트 수수료만으로 무려 36억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단은 그에 걸맞은 막중한 책무를 가지고 잔디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앞선 이달 5일 서울시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후 잔디 상태가 나쁘다는 지적이 나오자 2025년부터는 그라운드석 판매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는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축구팬들은 오는 21~22일 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가수 아이유 콘서트를 취소해달라고 민원을 잇달아 제기했다.
다만 이번 아이유 콘서트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미 10만장에 달하는 전석 표가 매진된 상황이라 행사를 취소하면 손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콘서트를 기다리던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콘서트에 대한 지속적 수요가 있는데다 서울에 2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이 없는 상황을 감안해 부분 대관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와 시설공단은 추석 연휴 훼손된 잔디를 긴급 보수·정비해 밀도가 낮아진 잔디를 정상화할 계획이다.
특히 다음달 15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제3차 예선 한국과 이라크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과장은 “그라운드석을 제외한 문화행사 대관 조치 시행은 물론 잔디 상시 정비, 신속 복구로 축구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너른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