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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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 최종변수’ 최재영 수심위, 김여사 처분에 영향은?

24일 개최…‘직무관련성’ 쟁점
‘김건희 무혐의’ 결론 뒤집기 힘들 듯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의 마지막 변수인 두 번째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초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려던 검찰은 두 번째 수심위의 개최가 결정되자 처분을 미뤘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소집을 신청한 이 수심위의 판단은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 결론을 뒤집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소집을 신청한 수심위가 2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이 수심위는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와 공소제기 여부 등을 심의한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 뉴시스

이 사건과 관련한 첫 번째 수심위에 이어 이번 수심위에서도 디올백과 대통령의 직무 간 관련성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제공한 공여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때 수수 금지 금품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한 금품을 의미한다. 이 수심위가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다면, 디올백과 윤 대통령의 직무 간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수심위는 김 여사 수심위와 다른 위원 15명으로 구성되는 만큼 지난 수심위와 달리 직무관련성이 성립한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 위원들은 위원장이 약 150~300명의 외부 전문가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하며, 이전 회의의 심의에 관여하지 않은 위원을 우선 선정한다. 또 김 여사 측 변호인과 검찰 측만 참석했던 지난 수심위와 달리 최 목사가 직접 출석해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청탁을 했기 때문에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성립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심위가 직무관련성을 인정하더라도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 결론을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 역시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금품을 수수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즉 직무관련성이 성립해도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 명절 연휴인 15일 서울 은평구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를 찾아 어린이들의 밑그림을 도와주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면 직무관련성에 더해 ‘대가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 등 금품이 최 목사가 요청한 구체적 현안 해결을 위한 대가여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6일 검찰총장 직권으로 열린 수심위는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한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등 6개 혐의 기소 여부를 심의했는데, 당일 참석한 위원 14명이 만장일치로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수심위의 판단만으로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 결정을 뒤집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불필요한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미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수심위가 끝나는대로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할 전망이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