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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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살 시도 경호 실패?…경호국 "용의자, 한 발도 못 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한 용의자가 사건 현장 인근에서 약 12시간을 머문 것으로 나타나 비밀경호국(SS)이 또 경호를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호국은 용의자가 단 한 발의 총도 쏘지 못했다며 최고 수준의 경호를 했다고 설명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사건 용의자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를 금지된 총기 소지 및 일련번호를 지운 총기 소지 등 2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기소장에 따르면 수사 당국이 라우스의 휴대전화 기록을 조회한 결과 그는 사건이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골프장 인근에서 15일 오전 1시59분부터 오후 1시31분까지 거의 12시간을 머물렀다. 용의자가 12시간 가까이 현장에 있었는데도 경호국이 위협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경호국 요원은 15일 오후 1시31분쯤 골프장 가장자리를 걷다가 나무가 늘어선 곳에서 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보고 그 방향을 향해 사격했다. 용의자는 나무에서 나와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달아났고, 오후 2시14분께 I-95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당초 용의자는 AK-47 계열의 소총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소장에는 SKS 계열로 적시됐다.

 

경호국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호국 측은 사건 당시 용의자가 골프장에서 총을 한 발도 발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로널드 로 경호국 국장 대행은 16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 보안관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용의자가 6번 홀 그린 인근의 울타리에 있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5번 홀 페어웨이를 지나가면서 6번 홀 그린에선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후 6번 홀 그린을 확인하던 경호국 요원이 소총으로 보이는 물체로 무장한 용의자를 발견해 사격했다고 덧붙였다.

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 사진은 그가 2022년 4월3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시위에 참가한 모습. AP뉴시스

로 국장 대행은 “용의자는 총을 발사하거나 우리 요원들에게 한 발도 쏘지 못했다”며 “전직 대통령의 근접 경호원들은 총격 보고받고 대통령을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비밀경호국의 경호 방법은 효과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앞서 론 국장 대행은 지난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일어난 첫 암살 시도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최고 수준의 경호”를 지시해 경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전날 골프장에서도 그렇게 강화된 경호를 적용했다는 게 론 국장 대행의 설명이다. 

 

릭 브래드쇼 팜비치카운티 보안관은 전날 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그는 우리가 비밀경호국과 함께 한 모든 일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