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 17일 대부분 지역의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고 체감온도는 33∼35도에 달하는 푹푹 찌는 무더위가 이어진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과 이날 사이 밤 대부분 지역이 열대야를 겪었다. 서울에서도 사흘 만에 다시 열대야가 나타나 ‘기상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인천과 대전 등도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이 바뀌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9∼34도로 예상된다. 주요 도시 예상 최고기온은 서울 31도, 인천 30도, 대전·광주·부산 33도, 대구 34도, 울산 32도 등이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 경북 동해안, 한라산 등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특보 발령지를 중심으로 체감온도가 최고 33∼35도까지 오른다.
국내에서 기상학적으로 가을은 ‘일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오르지 않았을 때 그 첫날’로 정의한다. 평년(1991∼2020년 평균) 가을 시작일은 9월26일이다. 이 때문에 추석이 기상학적 계절로 여름에 드는 일이 이례적이지는 않다. 다만 추석에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는 올해 추석이 양력으로 이른 편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해도 매우 드문 일이다. 평년 9월17일 최고기온은 ‘24∼28도’로 이날 예상 최고기온보다 5도 안팎이 낮다.
기상청은 당분간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까지 기온이 이날과 비슷하고, 이후 21일까지 한낮 기온이 30도를 찍는 지역들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22일부터는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일은 줄겠으나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도는 상황은 하순까지 유지될 수 있다.
태풍은 기상 변수다.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현재 더위를 일으킨 원인 중 하나인 태풍 버빙카와 거의 같은 경로로 북상 중이다. 풀라산은 우리나라에 고온다습한 공기를 주입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풀라산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람부탄의 제왕이라 불리는 풀라산이라는 과일을 의미한다. 풀라산 북상 시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간접 영향으로 연휴 뒤 제주에 비가 내리거나 남해상으로 파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곳곳에 소나기가 예상된다. 17일에는 수도권과 충남에 오후까지, 나머지 지역에 밤까지 소나기가 오겠으며 강수량은 광주·전남 5∼60㎜, 전북·영남·제주 5∼40㎜, 수도권·강원·충청 5∼30㎜로 남부지방과 제주가 상대적으로 많겠다.
이날 밤이 되면, 소나기가 그치면서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보일 전망이다. 지역별 월출 시각은 부산·울산 오후 6시 6분, 강릉과 대구 9분, 춘천·대전·청주 14분, 광주·전주·제주 15분, 수원 16분, 서울 17분, 인천 18분이다.
당분간 달의 인력이 강해 바닷물 높이가 높은 가운데 제주 해안과 남해안에 너울이 거세게 밀려오겠으니 해안에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저지대 침수에 대비해야 한다.
이날 서해상과 남해상, 제주해상에 돌풍이 불고 천둥과 번개가 친다. 제주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부 바깥 먼바다에 18일부터, 제주 앞바다·남해 서부 먼바다·서해 남부 먼바다에 19일부터 바람이 시속 30∼70㎞(초속 9∼20m)로 세게 불고 물결이 1.5∼4.0m(최대 5.0m)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