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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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쟁 사상자 100만 명…”사망 늘고 출산율 최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양국에서 발생한 사망자‧부상자 등이 대략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우크라이나 리비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에서 구조대원이 앉아 있다.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00만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그동안 전쟁 사상자를 공식 발표하지 않거나 지극히 축소해 발표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WSJ은 우크라이나가 올해 초 비밀 추산한 수치를 인용해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군 사망자가 8만명, 부상자는 40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또 서방 정보기관 추산에 따르면 러시아군 사망자는 최대 20만명, 부상자는 40만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미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던 두 나라에 전쟁 인한 인명피해가 겹치면서 장기적인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을 흡수해 인구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러시아 전체 인구는 1억4600만명으로 집계됐다. 오랫동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만성적인 인구 감소 해결을 정책의 우선 순위로 거론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아동을 납치하거나 우크라이나인에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으로 점령지를 넓혀왔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재산을 매각, 취득하려면 러시아 시민권이 있어야만 한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일부 영토를 늘리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화가 뒤따랐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60만명이 넘는 러시아인이 조국을 떠났다. 주로 해외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여력이 있는 젊은 전문 인력이었다.

 

한쪽 팔을 잃은 우크라이나 참전 군인이 동료들을 추모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전쟁은 우크라이나 인구에도 치명적이었다.

 

가장 최근 인구 조사인 2001년 4800만 명으로 집계된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는 이번 전쟁 발발 직전인 2022년 초엔 4000만 명으로 감소했다는 게 우크라 인구학자들의 설명이다. 4000만 명에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해 병합한 크림반도 거주민이 포함된 것이다.

 

전쟁통에 사망자는 늘고 있는 반면 출산율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의 경우 약 25만명이 숨지고 8만7000여명이 태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남성을 전투에 투입해야 한다는 서방의 요구에도 18∼25세 남성의 동원은 거부하고 있다. 이 나이대 남성들 대부분이 아직 아이를 낳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우크라이나 전직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