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판매 가격이 매장 판매 가격보다 비싼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는 외식업체가 늘고 있다. 업체들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비용 부담 때문이라고 호소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가격 차이가 제대로 고지되지 않는 점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 빅맥세트 배달 메뉴 가격은 개당 8500원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1300원 비싸다. KFC는 지난 3월 2년여 만에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했으며 파파이스는 지난 4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배달 메뉴는 매장 메뉴보다 더욱 높은 가격으로 매겼다. 버거킹 와퍼세트는 배달앱과 매장의 메뉴 가격 차이가 1400원으로 커졌다.
이처럼 동일한 메뉴라도 배달 앱 판매 가격이 매장 판매 가격보다 비싼 이중 가격제를 적용하는 외식업체가 늘고 있다.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도 이중가격제를 검토 중이다. 맘스터치 가맹점주협의회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늘었다면서 이중가격제를 요구해 본사가 직영점에서 다음 달까지 이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커피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적용한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에서 아메리카노 배달 제품 가격은 2000원으로 매장 제품 가격보다 500원 비싸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분식집과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 등 20곳(59%)이 이중가격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지난 2021년 조사에서도 주요 5개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4개 업체의 배달 주문 제품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싸다면서 “배달로 많이 주문할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식업체들은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것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배달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외식업주로부터 배달비 외에 음식값의 9.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받는다.
또한 소비자가 배달 메뉴 가격과 매장 메뉴 가격이 다른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는 알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소비자원은 2021년 조사 이후 배달 주문과 매장 구입의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알리라고 업체들에 권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외식업체가 이중가격제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배민이나 쿠팡이츠에서 맥도날드나 KFC를 검색하면 배달 메뉴 가격이 매장과 비교해 비싸다는 공지를 찾을 수 없다. 다만 버거킹은 ‘딜리버리(배달) 메뉴 가격은 매장 가격과 상이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