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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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말고 오세요”… 원주기독병원, 추석연휴 고군분투

#1. 추석 연휴 첫 날인 이달 14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개방성 골절과 뇌출혈 증세를 보인 10대 청소년이 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수술이 불가능한 답변을 받았다. 병원을 수소문한 119구급대는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고, 이 청소년은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2. 추석 당일인 17일 오후 강릉에 사는 임신 32주차 20대 산모가 갑작스럽게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한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한 이 산모는 다행히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을 찾았고, 치료를 받은 후 돌아갔다.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전공의 이탈로 인해 의료공백이 우려된 추석 연휴기간 24시간 응급실을 운영,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8일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18일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하 원주기독병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 이달 14일부터 추석 당일인 17일까지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15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언급된 사례 이외에도 긴급 수술을 받아야하는 환자들의 내원이 이어졌다.

 

16일 오전 2시 44분에는 강원도 영월 터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일가족 5명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가벼운 상처를 입은 3명은 치료를 받은 후 집으로 돌아갔고 크게 다친 3세 아이 등 2명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응급 진료가 필요한 산모와 갓 태어난 아이가 충북 청부에서 원주까지 와 입원하기도 했다.

 

원주기독병원이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이 밤낮없이 근무한 덕분이다. 연휴 기간 전문의 3명은 오전·오후에 환자를 보고 나머지 전문의 2명은 야간에 진료하는 방법으로 응급실을 지켰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실 입구(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 이외에도 다양한 과별 당직 전문의가 응급처치를 받은 환자의 수술과 추가 진료를 지원했다.

 

원주기독병원은 연휴 이후에도 외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 과 등 24시간 전문의 당직 지원으로 응급 처치뿐만 아니라 외상 수술, 접합, 분만, 신생아 등 대부분 의료 서비스를 상시 제공할 방침이다.

 

백순구 의료원장은 “추석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의 노고를 바탕으로 강원 권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환자들을 돌볼 수 있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한 많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기독병원은 200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강원영서권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원주, 영월, 횡성, 여주, 충주, 제천 등 권역 내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수행 중이다.


원주=배상철 기자 b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