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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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울산도 “고려아연, 중국계 자본에 넘겨선 안돼”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정치권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나오고 있다. 중국계 자본에 우리 핵심 기업이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약탈적인 인수합병(M&A) 시도”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박 의원은 “고려아연은 산업의 쌀이라고 하는 아연을 비롯해 각종 산업의 기초가 되는 소재들을 만들고 있다”며 “또 중국 의존도가 큰 니켈과 전구체, 동박 등 이차전지 분야에서 현대차, LG, 한화 등과 손잡고 탈중국 밸류 체인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칫 중국 자본과 관련 기업들이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세계 1위 기업의 기술들은 해외로 유출되고 핵심 인력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MBK파트너스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 인수 후 가맹점 계약 부당해지와 물품공급 중단 등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5000만 원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었다. 또 ING생명 인수 후에는 신한금융지주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2조 원 이상의 수익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에 달하는 구조조정과 역외탈세로 인한 400억 원 규모의 추징금 추징 등으로 인해 투기자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울산시는 “향토기업이 해외자본에 경영권을 뺏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울산에서 터를 잡은 지 50년이 넘은 기업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울산기업을 우리 손으로 지켜내야 한다”며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산업도시 울산과 고락을 함께해 온 고려아연이 해외로 인수 합병될 위기에 처했다”며 “고려아연의 파트너사인 영풍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중국계 자본이 대거 유입된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임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 인수 후에 연구개발 투자축소, 핵심 인력 유출, 해외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울산시의회는 “적대적 인수합병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김종섭 의장 직무대리를 비롯한 시의원 22명 명의로 17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50년간 울산시민과 함께 한 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고려아연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온산제련소를 두고 있다.

 

박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MBK파트너스 위탁운용사 선정과정과 MBK파트너스의 잇따른 논란이 ESG 원칙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며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 관련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원칙 이행 촉구 및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과정에 ‘ESG 기준’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