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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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추석 의료공백 없었다. 국민 협조로 고비 넘겨”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추석연휴 기간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면서, 우려했던 것만큼 큰 혼란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의료 및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협조 덕분에 이번 연휴의 응급의료 고비를 잘 넘겼다고 밝혔다.

 

연휴 기간 동안 응급의료 대응에 대한 평가에 있어 조 장관은 "연휴 전에 일부에서 우려했던 것과 같이 의료공백으로 인한 큰 불상사나 혼란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문을 연 의료기관은 일 평균 9,781개소로, 이는 당초 예상했던 8,954개소보다 827개소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비해 9% 증가한 것이며, 올해 설 연휴와 비교하면 167%에 해당하는 증가폭이다. 특히 추석 당일에는 2,223개소가 운영되어, 지난해와 올해 설 연휴에 비해 약 600개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의 경우 전국 411개소 중 408개소가 연휴 기간 동안 매일 24시간 운영됐다. 다만, 세종충남대병원은 14일부터 15일까지 주간만 운영했지만, 16일부터는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조 장관은 "건국대충주병원과 용인 명주병원은 추석 연휴 동안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았지만, 지역 내 의료원과 병의원의 협조로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휴 기간 동안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일평균 2만 7,505명으로, 지난해 추석의 3만 9,911명과 올해 설의 3만 6,996명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 특히 경증환자의 경우 지난해 추석 2만 6,003명에서 올해 설 2만 3,647명, 이번 추석에는 16,157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의료 시스템이 다소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조 장관은 27종 중증응급질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 수가 연휴 기간 최소 87개소, 최대 92개소로, 평소에 비해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평소에도 휴일에는 해당 수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공휴일인 지난 8월 15일도 91개소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17일 기준으로 전국 180개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는 1,865명으로, 지난해 4분기 의사 수 2,300여 명에 비해 400명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조 장관은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응급실은 평소보다 적은 의료인력으로도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연휴 동안 환자 곁을 지켜준 의료진 덕분에 응급의료가 유지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조 장관은 연휴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의료진과 관계 공무원, 국민들에게 계속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정부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응급의료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휴 기간 동안 충북 청주에서 양수가 유출된 25주 임산부가 75개 병원에서 수용되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 조 장관은 "25주 이내 조기 분만은 고위험 분만에 해당하며, 전국적으로 진료와 신생아에 대한 보호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평시에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20개소 운영 중이며, 현재 산모와 태아 모두 안정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한, 광주에서 손가락 절단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아 전주로 이송되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해당 환자는 현재 수지접합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수지접합 수술은 평시에도 인근 종합병원보다 시·도를 넘어 수술이 가능한 전문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도착한 구급차에서 환자 보호자와 의료진이 응급실 풀베드 상황에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조 장관은 "이번 추석 연휴에 발생한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보호, 수지접합 수술과 같은 필수의료의 부족 문제는 전공의 이탈로 인해 새롭게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같은 필수의료 및 지역 의료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인력의 부족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연휴가 지나더라도 응급의료 대응 역량이 당장 회복되기는 힘들다"며, 정부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현장 의료진들과 적극 소통하고 범정부 협력 체계를 강화하며, 지자체와 함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여 현재의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장관은 의료계에 대해 "의대 정원과 개혁 과제 내용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시면 정부는 언제든지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여야의정협의체에 조속히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한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총 43건을 수사의뢰했으며, 수사기관에서는 용의자를 특정해 총 32명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을 강조하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