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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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이어 '비명횡사' 박용진 정치 재개…이재명 1심 앞두고 비명계 기지개

4·10 총선 공천 탈락 이후 잠행을 이어온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개월여 만에 정치 재개를 공식화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이어 박 의원이 잠행을 끝내면서 비명(비이재명)계의 몸풀기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재판 선고와 맞물려 있어 정치권은 이들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의원은 전날 단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치는 계속할 것"이라며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그는 "사무실도 유지하고 있고,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을 더 깊고 넓게 만나겠다"며 "젊은이들의 미래가 기대되고 국민의 희망이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더 분명하다"고 정치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더워도 계절은 변하고 있듯이 아무리 답답해도 정치도 세상도 변하게 될 것"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상식이 통하는 정치, 열정이 넘치고 가슴 뛰는 합리적 정치, 그 답을 찾고, 희망을 찾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 비명계로 꼽히는 박 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서울 강북을 3선에 도전했으나 현역 의원 하위 10%에 포함돼 '30% 감산' 페널티를 극복하지 못하고 당내 재경선 끝에 결국 패했다.

 

그는 총선 이후 현실 정치에 거리를 뒀지만 최근 공천에서 탈락한 민주당 전직 의원들과 함께 '초일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향후 초일회 활동을 통해 정치 활동면을 넓힐 것으로 점쳐진다. 초일회는 다음 달부터 정례모임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특강 또는 간담회, 토론회 형식으로 정치 지도자, 원로 정치인 등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행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김부겸 전 총리는 이달부터 정치 활동에 본격 나섰다. 김 전 총리는 야당 원로들로부터 정치 신뢰 회복에 나서 달라는 요구를 받고 방송 인터뷰와 강연 등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몸을 풀고 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볼 것인가"라며 저격하는 한편 야권의 계엄설 주장엔 "뜬금없다"고 비판하는 등 쓴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24일에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정치지도자과정의 첫 강연자로 나선다.

 

이와 함께 친문(친문재인)계 싱크탱크로 불리는 '민주주의4.0'도 최근 재정비를 마쳤다. 3선 중진의 송기헌 의원과 김영배 의원이 각각 새 이사장과 연구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지난 달 28일 총회에서 개헌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 후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들 비명계의 행보는 이 대표의 공식선거법·위증교사 1심 결과가 10월께 나오는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틈타 비명계 세 결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더욱이 친노무현(친노)·친문재인(친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사면·복권돼 연말 귀국할 예정이어서 비주류의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들은 과도한 정치적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한 전직 비명계 의원은 "1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부각될 수 있지만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 위해 정치 활동을 재개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단은 정치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며 구체적인 역할과 활동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