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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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명 사망 ‘붉은 누룩’의 비밀 풀렸다…“푸른곰팡이 혼입”

120명의 사망자를 낸 일본 고바야시제약의 ‘붉은 누룩(홍국)’ 건강보조제의 피해 원인 물질이 푸른곰팡이에서 유래한 푸베룰린산(puberulic acid)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NHK,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푸른곰팡이에서 유래한 푸베룰린산이 피해자들에게 신장 장애를 일으킨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사진=고바시제약

국립의약품식품연구소는 그동안 고바야시제약 제품에 의도치 않게 함유된 성분과 건강 피해 사이의 관련성을 동물실험 등을 통해 조사해 왔다.

 

해당 제품에서는 푸베룰린산 외에도 푸른곰팡이 유래 화합물 2개가 검출됐다. 실험용 쥐에 푸베룰린산을 7일간 투여한 결과 신장의 요세관에서 괴사가 일어난 것이 확인됐다.

 

신장에 대한 다른 2개 물질의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해당 제품에서 푸레룰린산이 발견됐으나 원인 물질이 맞는지는 그동안 규명되지 않았다.

 

후생노동성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푸른곰팡이가 혼입되면서 푸베룰린산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발생시키지 않는 제조 조건과 기준 책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시에서 회수명령한 고바야시 제약의 건강식품 5개 제품.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고바야시제약이 지난 15일까지 보고한 피해 현황에 따르면 이 회사 제품을 섭취한 뒤 사망한 사람은 120명에 달한다.

 

홍국은 쌀 등을 홍국균으로 발효시켜 붉게 만든 것으로 콜레스테롤 분해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바야시제약의 ‘홍국 콜레스테 헬프’는 2021년 발매 후 약 110만개가 판매됐다.

 

이를 섭취한 일부 소비자가 신장 질환이 발병하거나 사망하는 등 일본 전역에서 건강 피해 신고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됐다.

 

고바야시제약은 올해 1월 관련 첫 보고를 통해 피햬 사례를 인지했지만, 3월에야 회수에 나서는 등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