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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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도 안 되는 곳엔 안 살래요”… 전국 임대주택 5만 가구는 공실

지난달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전국 공공임대주택 약 5만 가구가 공실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절반 이상이 10평 이하의 평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가 관리하는 건설임대주택 중 4만 9889가구가 공실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만 4994가구가 전용 면적 31㎡(약 9.4평) 미만의 소형 평수였다.

 

이는 전체 공가의 50.1%를 차지하며, 소형 평수의 주택이 현실적인 주택 수요와 맞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LH의 임대주택 공가 현황을 살펴보면, 전용 면적에 따라 공가 수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31~41㎡ 구간의 공가는 9927가구(19.9%), 41~51㎡는 8803가구(17.6%), 51㎡ 이상은 6165가구(12.4%)로, 주택의 면적이 좁을수록 공가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달 기준, LH가 관리하는 건설임대주택의 총 수는 98만 5300가구이며, 이 중 4만 9889가구(5.1%)가 6개월 이상 공실 상태였다. 특히 3년 이상 초장기 공실로 분류된 가구도 3910가구(0.4%)에 달했다. 

 

지역별 공가율을 살펴보면 비수도권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공가율이 나타나고 있다. 충남의 공가율은 12.9%로 가장 높고, 경북 7.8%, 전북 7.7%, 대구 6.4%, 부산 6.2%, 대전 6.1%, 충북 5.7%, 세종 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H는 입주자격 및 임대조건을 완화하고, 중점관리단지 지정 및 관리를 강화하며,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 의원은 공가의 주요 요인이 소형 평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가 임대주택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려서 31㎡ 미만의 소형 평수 건설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4년 정부의 임대주택 재정지원 기준은 3.3㎡(1평)당 993만 9000원이었으나 내년에는 1043만 6000원으로 인상됐다. 임대주택 호별 기준사업비 중 기금출자 비율은 60㎡ 이하 주택이 39%, 60㎡ ~85㎡ 주택이 33%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율로는 임대주택의 평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으며, 정부의 추가 재정 지원 및 기금출자 비율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복 의원은 “10평 집에서는 신혼부부 2명도 살기 어렵다”며 “임대주택이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실수요자의 욕구에 맞게 평수를 더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지원 단가와 기금출자 비율도 현재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