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13일 오전 10시쯤 전북 전주시 인후3동 행정복지센터에 중년의 남성이 들어왔다.
잠깐 주변을 살피던 이 남성은 주머니에서 꺼낸 흰 봉투를 직원에게 건넸다. 들고 온 쌀 한 포대도 함께 준 뒤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졌다.
이 남성이 건넨 봉투에는 현금 33만 원이 들어있었다.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있었다.
이 편지에는 “주민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작은 정성을 담았다. 관내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의 됐으면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앞으로 꾸준히 기부하더라도 절대 찾지 말아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봉투를 받은 행복센터 한 직원은 “봉투 속에 들어있던 편지 내용을 통해 중학생 자녀가 아껴 모은 용돈 3만 원도 이번 기부금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녀와 함께 아름다운 선행을 펼치는 모습에 정말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이 익명의 기부자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