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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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4연임 하려는 정몽규… 스스로 거취 결정하는 게 명예로울 것”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BS 라디오서 “체육이 올바른 길로 가도록 지켜봐달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문체부 감사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면서, 축구팬들의 질타를 받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자발적 거취 결정이 명예로운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정몽규 회장이 아예 그 자리를 내려놔야 한다는 축구팬들 요구를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그분이 지금 4연임을 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요즘 국민의 여론이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육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도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의 발언은 스스로 정 회장이 물러나는 것만이 남은 명예를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앞서 유 장관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정 회장 거취에 관한 질문을 받았었다.

 

당시 ‘정몽규 회장 독단으로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으로 보이는데 장관의 생각은 어떤가’라는 문체위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서 안 지켜진 부분이 있다면 정확하게 지적할 생각”이라고 유 장관은 답했다.

 

이어진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이 극에 달하고 정몽규 회장 사퇴 여론으로도 확산하는데, 장관 생각은 어떤가’라는 조 의원의 추가 질문에도 유 장관은 “(임기를) 네 번째 하겠다고 해서 말이 나오는 건데, 기본적으로는 안 되게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허가하면 (연임을) 할 수 있지만, 공정위가 (정말로) 공정하다면 다시 출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해 사실상 부정적 견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애초 축협의 문체부 감사 협조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유 장관은 “지금은 그렇게까지 비협조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감사도 잘 진행되고 있고, 9월 말에는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의 감사는 축협 규제가 아닌, 문제의 원인을 밝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단체로 거듭나는 길이라면서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축구팬들이 현수막을 걸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7월초 홍명보 감독이 새로운 국가대표의 사령탑으로 낙점된 후 논란이 이어지자, 문체부는 같은 달 중순 축협 감사에 나선 터다.

 

다만, 홍 감독 선임 과정 논란에 관해서는 “문제가 있다면 지적은 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강제가 어렵다는 대목을 부각하듯 새로운 감독 선임이나 홍 감독 체제 유지는 축협의 결정에 달렸다고 유 장관은 라디오에서 언급했다.

 

문체위는 오는 24일 현안 질의에 홍 감독과 정 회장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축협의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올라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