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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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3분20초면 프랑스 도달"…러, '세계 핵전쟁' 경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위해 서방 무기 사용을 허용해 달라고 지속 요청하자 러시아가 ‘핵전쟁 위협’으로 맞섰다. 러시아 측은 핵무기를 동원한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서방 미사일이 러시아를 공격하면 핵무기를 동원한 세계대전이 뒤따를 수 있다”며 “서방국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치른 희생을 잊은 듯 보인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20(현지시간)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마트’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TASS 연합뉴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볼로딘 의장은 “러시아는 더 강력한 무기로 대응할 것”이라며 “유럽인들은 러시아의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RS-28 사르마트’가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도달하는 데 3분 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인 사르마트의 사거리는 약 1만 7700㎞다.

 

앞서 러시아 초강경 외교 전문가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인 뱌체슬라프 볼로딘. 로이터 연합뉴스

카라가노프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전면적인 핵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나토에 제한적인 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러시아 핵교리의 주요 목표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적이 우리가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됐음을 믿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서방국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무기 사용 제한을 풀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놓고 고민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3일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 제한 해제와 관련한 발표는 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할 경우 강력히 보복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서방 국가들이 허용할 경우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된다면 이 분쟁의 본질이 바뀌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위협에 따라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대선 후보들을 직접 찾아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를 설득할 전망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각각 회담을 진행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회동할 계획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