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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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에 BMW가 등장한 이유는… 예술과 만난 모빌리티 [모빌리티&라이프]

[편집자주] ‘모빌리티&라이프’는 자동차, 항공기 등 전통적인 이동수단부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마이크로모빌리티 등 새로운 이동수단까지 다양한 탈 것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차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과 트렌드를 알려드리고, 모빌리티에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전해드립니다

 

'벌룬독’으로 유명한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와 협업한 BMW 아트카. BMW코리아 제공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 국제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이 열린 이곳은 다양한 예술작품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한쪽 끝에는 시각예술가 줄리 머레투의 손 끝에서 새롭게 탄생한 BMW M 하이브리드 V8 기반의 아트카가 강렬한 색채와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50년 넘게 전 세계에서 100개 넘는 문화 협력 사업을 펼쳐온 BMW는 2004년부터 프리즈를 후원하며 모빌리티와 예술의 만남을 매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제네시스, 메르세데스-벤츠 등 럭셔리차 브랜드들이 예술에 ‘진심’인 이유를 들여다봤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이 BMW 스포츠 쿠페 M1을 기반으로 아트카를 제작하는 모습. BMW코리아 제공

◆모빌리티,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다

 

이동수단인 차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소비재다. 하지만 창의적 영역인 예술과 만나면 가능성은 무한히 확장된다. BMW의 아트카들은 때로는 예술로, 때로는 차로 소개되며 모빌리티의 영역을 넓히는 역할을 해왔다. 

 

BMW의 이번 아트카는 5월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에서 첫 공개된 뒤 6월 르망24시의 하이퍼카 부문에 참가해 레이스를 펼쳤고, 이번에 프리즈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전시됐다. 향후 2025∼2026년까지 에티오피아 출신 작가인 머레투와 함께 아프리카 여러 도시들을 순회하며 예술가들이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미디어 워크숍도 진행할 계획이다. 

 

과거 아트카들도 매년 루브르, 구겐하임, 상하이 아트박물관 등 전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미술 작품으로 소개돼왔다. 

시각예술가 줄리 머레투와 협업해 프리즈 서울에서 공개된 BMW의 아트카. BMW코리아 제공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이비드 호크니, 제니 홀저, 제프 쿤스 등 거쳐간 예술가들도 쟁쟁하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된 아트카는 쿤스와 협업한 17번째 작품이다. BMW의 첨단 기술에 쿤스 특유의 팝아트 기법이 결합돼 레이싱카의 역동성을 살린 예술작품이 됐다는 평가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는 새로운 시도도 선보였다. 예술가들과 협업한 BMW i7 미니어처 에디션이다.

 

한국의 정희민과 영국의 알바로 배링턴은 i7을 직접 체험한 후 느낀 감각을 작품에 반영해 각각 7개의 미니어처를 디자인했고, 인간 중심 디자인과 기술 혁신의 본질을 담기 위해 다양한 예술적 접근방식을 사용했다. 특히 게임 ‘GTA 마이애미’ 등에서 착안한 배링턴의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헤드윅 솔리스 와인스틴 BMW 그룹 아트&디자인 협력 총괄은 “아트카 컬렉션은 공개할 때마다 아트 컬렉터와 자동차 팬들로부터 구매 문의를 받아왔는데, 안타깝게도 불가능했고 그 점에서 착안해 이번 i7 미니어처 에디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참여 작가들이 염두에 둔 것은 지속가능성과 모빌리티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알바로 배링턴이 만든 BMW i7의 미니어처 에디션. BMW코리아 제공

◆고급 이미지 강화… 새 고객층에 ‘손짓’

 

BMW가 특히 프리즈 서울에서 아트카와 미니어처 에디션 작품을 선보인 것은 한국이 럭셔리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이유도 있다. 전세계 BMW 판매 중 한국 시장은 5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7시리즈를 비롯한 ‘럭셔리 클래스’로 꼽히는 제품군 판매량은 전세계에서 한국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또한 럭셔리차 브랜드는 예술 후원과 협업을 꾸준히 실시하며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고 브랜드의 지향점과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예술에 관심있는 새로운 고객층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소비자의 럭셔리차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예술 작품 전시에서 영감을 받은 ‘아트갤러리’ 콘셉트로 전시 부스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럭셔리 분야에 영감을 주는 여러 프로젝트와 협업해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당시  예술가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고(故) 버질 아블로와 메르세데스-마이바흐가 협업한 한정판 에디션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80 4MATIC 버질 아블로 에디션’은 독특한 투톤 컬러와 곳곳에 새겨진 로고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나타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프로젝트 몬도 G. 벤츠 코리아 제공

또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프로젝트 몬도 G’는 몽클레르가 처음으로 자동차 기업과 진행한 파트너십으로, G-클래스 각진 디자인과 몽클레르 특유의 부드럽고 흐르는 선이 이루는 대조를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표현했다. 

 

제네시스는 해외에서 굵직한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해외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시대를 초월하는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예술 후원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하는 첫 전시인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이불, Long Tail Halo’전이 12일(현지시간) 시작돼 내년 5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제네시스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진행하는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제네시스 제공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2019년부터 선정된 작가의 대형 설치 작품을 미술관 파사드에 전시하는 ‘파사드 커미션’ 시리즈를 이어왔는데, 올해부터는 제네시스의 이름을 추가해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전시가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미술관 파사드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미술관 외부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다. 

 

제네시스는 내년 5월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서도호 작가의 ‘더 제네시스 엑스비션: 서도호’전을 후원하는 등 예술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