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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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50-50 달성했다, 김도영의 40-40은? 오타니처럼 몰아치기가 필요하다

천재들만 모이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를 겸업하는 유일무이한 천재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한 경기에서 3홈런, 2도루를 몰아치며 시즌 성적을 51홈런-51도루로 끌어올렸다. 148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인 것이다.

 

한국에도 국내 선수 중에는 아무도 해내지 못한 40홈런-40도루에 도전 중인 또 다른 ‘천재’가 있다. KIA의 3년차 내야수 김도영(21)이 남은 6경기에서 3홈런-1도루를 추가하며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도영은 지난 19일 두산전에 리드오프로 출전했다. 기록 달성을 위해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게 하려는 이범호 감독의 배려였다.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홈런과 도루 추가엔 실패했다. 득점 1개를 추가해 시즌 득점을 135개로 늘리며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과 함께 역대 단일 시즌 최다득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옥에 티는 실책 2개를 저질러 시즌 실책이 30개가 되며 일각에서는 ‘30홈런-30도루-30실책’을 달성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김도영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44(521타수 179안타) 37홈런 105타점 135득점 39도루 출루율 0.417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4이다.

 

20일엔 KIA 경기가 없다. KIA가 남겨놓은 경기는 딱 6경기다. 도루 1개는 그리 어렵지 않다. 관건은 역시 홈런 3개다.

 

오타니처럼 몰아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20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전까지 48홈런-49도루를 기록 중이었던 오타니는 20일에만 3홈런을 몰아쳤고, 도루도 2개를 기록하며 단숨에 50-5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멀티홈런을 터뜨린 경기가 딱 두 번에 불과하다. 다만 그 중 한 경기가 최근에 나왔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 16일 KT전에서 시즌 36호, 37호 홈런을 터뜨리며 희미해져가던 40-40 클럽 가입 가능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Sep 19, 2024; Miami, Florida, USA; Los Angeles Dodgers designated hitter Shohei Ohtani (17) hits his 50th home run of the season against the Miami Marlins during the seventh inning at loanDepot Park. Mandatory Credit: Rhona Wise-Imagn Images/2024-09-20 10:16:58/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KIA는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도영도 마음 편하게 배트를 휘두를 수 있다.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도 김도영의 대기록 작성을 위해 밀어주고 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던 김도영을 남은 일정동안엔 1번 타자로 고정시키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지난 19일 경기 후반 타선 대다수를 교체하는 상황에서도 김도영은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겼다.

 

김도영의 남은 일정은 광주에서 4경기, 대전에서 1경기, 부산에서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일정은 다소 아쉽다. 김도영은 올 시즌 홈에서 타율 0.326 15홈런 OPS 0.983으로 원정(0.358 22홈런 OPS 1.132)에 비해 다소 약했다. 광주가 파크 팩터 상으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나 사직구장에 비해 홈런이 덜 나오는 구장이라는 점도 몰아치기에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결국 믿을 것은 김도영의 슈퍼스타 기질이다. 김도영은 데뷔 3년차인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단숨에 KIA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슈퍼스타란 결정적인 순간에서 더 강해지는 법이다. 과연 김도영이 남은 6경기에서 3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역사에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