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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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설’ 이어가는 野, 서울의봄 4법 발의…與 “이재명의봄 위한 것”

이재명 대표까지 직접 나서 ‘계엄설’에 불을 지펴온 더불어민주당이 계엄을 빙자한 친위 쿠데타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며 이른바 ‘서울의봄 4법’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서울의봄이 아니라 ‘이재명의봄’을 위한 ‘찐명’ 친위부대가 계엄을 빙자해 벌이는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계엄을 빙자한 친위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한 '서울의 봄 4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김병주·박선원·부승찬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 김민석·김병주·박선원·부승찬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우리 네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말살 음모를 저지하기 위한 ‘서울의봄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계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봄 4법은 계엄법 등에 규정된 계엄 선포 및 유지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전시가 아닌 경우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사전 동의를 받게 하고,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경우 ‘72시간 내 국회 사후 동의’을 얻도록 했다.

 

계엄령 선포 중 국회의원이 현행범으로 체포 또는 구금된 경우에도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마지막으로 국회 동의가 없는 계엄령을 집행하거나 국회의 계엄 해제권을 방해하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배상토록 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이 그동안 ‘계엄은 없다’,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 법을 반대하거나 거부권(대통령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고 믿는다”며 “국무총리 등이 거부권을 건의하는 순간 노골적인 계엄 의지 표현으로 간주해 상응하는 모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 등은 계엄설을 줄곧 주장해온 취지도 설명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법적 근거도 없이 반국가세력 척결을 선동하며 양심적 비판 세력을 정치적으로 처단하려 하고 있다”며 “집권세력의 핵심 인사들이 권력 유지와 재창출 외에는 방어할 수 없는 수많은 위법·비리로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휘체계를 벗어나 특정 세력의 군 사적 모임 실시 △쿠데타적 계엄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의 미비 △국회 계엄 해제 요구 무력화 계획이 담긴 2017년 작성 문건 등을 계엄 가능성의 근거로 들었다.

 

김병주 의원은 한달 전 계엄설을 처음 제기한 이유로 지난달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방부 장관 후보자(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지명을 꼽았다. 그는 “현행 계엄법상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사람이 행안부·국방부 장관 2명인데,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2명 모두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이 되는 상황이었다”며 “계엄법이 시행될 때 키맨은 3명인데, 이 중 국방장관과 방첩사령관은 충암고 출신이고 계엄사령관은 누구든 임명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0일 국회를 찾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은 이를 두고 민주당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와 윤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이미 일부에서는 이 대표 2심 선고가 내려지는 내년 2월을 전후해 윤 대통령 탄핵안을 의결하는 시나리오까지 나돈다”며 “오늘 민주당 국방위원 기자회견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이러한 의도가 명확히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당인 현 상황에서 계엄은 불가능하다. 제복을 입고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군을 모독하지 말기 바란다”며 “각종 특검과 국정농단, 괴담 선동으로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을 연장시키려는 찐명의 보은 쿠데타가 눈물겹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단순 의혹 제기를 넘어 법 개정까지 공언하는 것은 음모론에 편승해 괴담 정치를 이어나가겠다는 선포와 다름없다”며 “곧 현실로 다가올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희석시키기 위한 돌파구이자 초조함의 말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