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차량 문을 담뱃불로 지지고, 비속어가 담긴 문자메시지는 물론 발신자표시번호 제한으로 전화를 걸어 스토킹한 30대 여성이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같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32·여)씨에게 약식명령과 같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일 오후 1시 6분께 지방의 한 회사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 직원 B(30·여)씨에게 'XXX. 잘못 보냈어요.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어 같은 달 21일에는 자기 휴대전화를 이용해 발신자표시번호 제한으로 B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왜 나 때문이야, 원장 때문이라며, 아 왜? 우린 친구잖아'라고 말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튿날인 22일 오전 9시 30분께 B씨의 집 앞길에서 B씨를 향해 '밖으로 나와 안 나오면 차 부숴버린다'고 소리 지르고, 주차된 B씨 소유의 차량 문을 담뱃불로 지져 손괴한 혐의도 공소장에 더해졌다.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A씨는 지난 6월 28일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스토킹 행위의 기간, 내용, 위험성, 재물손괴의 정도 등에 비춰 볼 때 약식명령의 형은 적당하다"며 "초범이고 사건 경위 등을 고려하면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가 필요할 정도는 아닌 만큼 이수 명령은 병과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