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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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거부에 '등록'도 안 한다… 꿈쩍하지 않는 의대생들

2학기 등록금 낸 의대생 전체의 3.4%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학기 등록금을 낸 의대생이 전체 재적 인원의 3.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수업에 돌아오기만 하면 유급시키지 않겠다며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는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4월 8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1학년 강의실에 전공 서적만 놓여있는 모습. 뉴시스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대학생 및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체 40대 의대에서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인원은 653명에 그쳤다. 전체 40개 의대 재적 인원(재학생+휴학생 등) 1만9374명 중 3.4%다.

 

10개 국립대의 경우 재적 의대생 5919명 중 3.2%인 191명만 등록했고, 30개 사립대에선 재적 의대생 1만3455명 가운데 462명(3.4%)이 등록금을 냈다.

 

1명도 등록하지 않은 의대도 국립대 2곳, 사립대 7곳 등 9곳에 달했다. 등록 인원이 한 자릿수에 그친 의대는 전체 의대의 절반인 20곳이었다.

 

2학기 등록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 사립대로 재적 인원 355명 중 71명(20%)이 등록했다. 그 다음은 740명 중 11.8%인 87명이 등록한 한 국립대였다. 두 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의대 등록률은 모두 한 자릿수였다.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응급실 진료 지연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의대생들의 출석 역시 저조했다.

 

1학기였던 지난 7월22일 기준 의대생 출석률은 2.6%에 그쳤다. 전체 재적생 1만9345명 중 495명만이 수업에 참여했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돌아오면 유급을 면해주는 내용의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각 대학에 안내한 바 있다. 유급 판단 시기를 기존 ‘학기말’이 아닌 ‘학년 말‘로 조정하고 학기제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책을 발판으로 의대생 복귀를 독려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의대생들이 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 ‘감사한 의사’를 유포한 사직 전공의 정모씨가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진 의원은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 사태를 넘어 제적 상황에 부닥칠 수 있게 됐다”며 “교육 당국은 무조건 학교로 돌아오라고 말만 늘어놓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