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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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층 잡을 기회”… 美대선 2차토론 성사될까

트럼프, CNN 주관 TV토론 거부
전문가 “지지 호소 기회” 참전 장담
불발시 부통령 후보가 대미 장식
공화 밴스, 설화 휘말려 역풍 우려

해리스, 트럼프에 연일 토론 압박
10월 7일 각각 ‘60분 인터뷰’ 검토

“트럼프가 지금은 토론에 대해 ‘아니오’라고 하지만, 나중에 다시 확인해 봐라.”

미국의 저명한 선거 전문가 래리 새버토 버지니아대 정치센터 소장은 2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토론에 선을 그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에 나설 것이라고 장담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EPA연합뉴스

새버토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불참 이유로 든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에 대해 “그들은 대부분 지지 후보가 확실한 사람들”이라며 “10월24일부터 11월5일까지 투표가 집중되는 시기에 토론은 부동층을 흔들고 양측의 많은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50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2차 TV토론 성사 여부가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0월23일 CNN 주관 TV토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을 그은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토론 없이 대선을 치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을 결정지을 부동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TV토론에 나서야 하고, 부통령 후보가 마지막 토론을 하는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월22일 마지막 토론을 했다.

CNN 역시 적게는 6000만명, 많게는 8000만명까지 시청하는 대선 TV토론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 10일 첫 번째 토론은 671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쇼맨’ 트럼프가 대선을 앞에 두고 수천만명에 지지를 호소할 기회를 놓칠 리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일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과의 토론이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 후보 토론이 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자식 없는 ‘캣 레이디’들이 국가를 운영해 미국을 자신의 인생처럼 비참하게 만든다”는 공격으로 역풍을 맞은 밴스 상원의원이 토론에서 실패할 경우 만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여론조사 분석 결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두 후보 측이 토론 대신 내달 7일 미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 나란히 인터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토론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그는 뉴욕에서 개최된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나는 우리가 토론을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선거일 전에 한 번 더 만나는 것이 미국 국민과 유권자에 대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TV 뉴스쇼에 출연,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4년 뒤에 다시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가 성공하기를 희망한다”고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