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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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전기요금 일단 동결…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

연료비조정단가 ‘+5원 유지’ 결정
한전 부채 203조원… 재정난 심각
정부, 요금 현실화 신중 검토 입장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이 일단 현 수준에서 동결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3개월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의 결과로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따라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전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최근 3개월의 단기 에너지 가격 흐름을 적기에 반영하기 위한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것이 매 분기에 앞서 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다.

연료비조정요금은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최근 최대치인 ‘+5원’이 지속 적용하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4분기 연료비조정요금을 동결했고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나머지 요금도 따로 인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4분기 전기요금은 일단 동결된다.

최근 3개월간의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했을 때 한전은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해야 했다. 하지만 산업부가 한전 재무 상황이 위기 수준으로 심각하고, 전기요금에서 가장 큰 부분인 연료비조정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한전이 4분기도 연료비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인 2021∼2023년에 원가 밑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43조원대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9900억원으로 전년보다 4400억원가량 늘었다.

정부는 이 같은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 현실화 차원의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