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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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대규모 공습… 최소 900여명 사상

헤즈볼라 관련 300곳 타격… 182명 숨져
2023년 10월 교전 시작 후 최다 인명 피해
‘전면전 불사 선언’ 이, 추가 공격도 예고

가자전쟁 이후 어느 때보다 전면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으로 300개 목표물을 공습해 9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지상군을 레바논에 투입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사실상 헤즈볼라와 전면전도 불사할 뜻을 분명히한 바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최소 182명이 숨지고, 727명 이상이 다쳤다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지난해 10월에 교전을 시작한 이래 가장 치명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 구급대원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공습에 앞서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수석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헤즈볼라와 관련된 목표물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밀 폭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전역에 광범위하게 뿌리박힌 테러 (시설등의) 목표물들을 (더욱) 광범위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이번 공습은 전날의 폭격보다 중요하며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내 공습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헤즈볼라와 거리를 두라고 경고했다.

양측 간 전면전 위험이 커지자 중국은 이스라엘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민에 “가능한 한 빨리 떠나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지난달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들에게도 철수를 권고했다. 미국은 21일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현지를 떠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긴장 고조에 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확전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 대선 후보 사퇴 이후 급속한 레임덕(권력 누수)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1일 미국 당국자들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결정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내 이란 지원 무장 세력은 헤즈볼라의 호출기·무전기 폭발 등과 관련해 전자기기에 대한 전면 검사를 할 방침이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전사 연합인 제닌대대의 한 고위지휘관은 “우리는 장비를 멀리할 것”이라며 요원들은 이미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해킹한 것으로 의심되는 무전기를 버렸다고 밝혔다.


이민경·조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