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4일 축구협회 등에 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의 현안질의 시작부터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문체위 소속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내라는 자료는 안 보내고 이 책상 위에 올라온 자료는 무엇인가”라며 “증인의 대답 태도에 대해 따끔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양 의원은 “‘우리가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하면, 특정인 선발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축협의 기본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아니라고 선언하면 아닌 게 되나”라며 “국민이 바보인가”라고 거듭 쏘아붙였다.
양 의원은 “‘당신들이 잘못 알고 있다’, ‘가짜뉴스에 노출된거야’라는 의미로 이야기하는 게 정상인지 (문체위원장께서) 강하게 따져 물어봐달라”며 “축구팬들에게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왜 이런 이야기를 저에게 하나”라고 분노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축구협회 회장이 참석하는 와중에, 협회는 창립일과 재량 휴일 그리고 주말까지 연락이 두절됐다”며 “협회장이 나오는데 협회가 휴일을 챙긴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대한체육회와 축구협회 현안질의를 준비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굉장히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며 “질의 자료 129건 중 절반 이상이 개인정보 보호나 비밀 약정 등으로 인해 아예 제출이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홍명보 감독의 계약 기간, 연봉 등 이런 기본적인 자료나 외국인 감독 후보에게 제시한 연봉 이런 것들이 전혀 제출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자료 제출 요구에 관한 의사진행발언은 자신의 의정 활동 5년간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박 의원은 “국민적 분노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우리가 정말 아프지만 이런 계기를 통해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체육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현안질의가 열린다”며 “여기에 임하는 기관의 태도가 정말 제가 5년 만에 처음으로 발언할 만큼 매우 심각하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박 의원은 “심지어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한 전력강화위원회의 회의록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는데 이 기본적인 자료를 어떻게 줬냐면, 축협의 보도자료 링크 한 줄을 보냈다”며 “이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이 사안에 협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한 정 회장은 전재수 문체위원장의 “미비한 자료를 오후 질의시간 전까지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해주시 바란다”는 말에 “여러 개인 정보가 포함돼서 변호사와 상의한 후에 제출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터다.
전 위원장은 이날의 현안질의에 대해 “국민 우려가 반영된 결과이고 여러 의원들께서 많은 국민이 궁금해하고 분노해하는 부분에 대해 질의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자료가 성실하게 제출되어야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를 이유로 국회의 자료 제출요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부분은 가려서 제출하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