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세기의 이혼소송 항소심 과정에서 불거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메모와 관련한 고발 사건이 검찰에 접수됐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을 재수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희규 한국노년복지연합 회장은 19일 서울중앙지검에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의 ‘선경 300억’ 메모 관련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유민종)에 배당됐다.
고발장엔 최 회장과 노 관장, 김 여사, 노 전 대통령 동생 노재우씨, 아들 노재헌씨 등 9명을 비자금 은닉 및 조세 포탈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제출한 김 여사의 ‘선경 300억’ 메모,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 사진을 근거로, 노 관장 측이 SK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며 노 관장 몫 재산 분할 1조3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판결했다. 최 회장 부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91년 노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실제로 수사에 착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과 최 선대회장이 사망한 데다 조세 포탈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의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만 최장 2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