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이달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회장과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대상은 삼성물산 법인 외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최치훈·김신·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다.
공단은 소송액을 5억100만원으로 책정했다. 향후 전문가 감정 등을 거쳐 피해 금액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대주주로서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제기됐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2015년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하고 있었다. 두 회사는 2015년 5월 제일모직 주식 1주를 삼성물산 주식 약 3주와 맞바꾸는 합병을 결의했고, 2개월 뒤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가치를 시장에서 보는 것보다 낮게, 제일모직은 높게 평가해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 소멸시효는 합병이 의결된 주주총회를 기준으로 하면 2025년 7월이다. 손해배상 소송 소멸시효가 피해 발생 시점 기준 10년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시효 만료를 9개월 앞두고 소송을 청구한 것이다. 앞서 7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공단이 합병 관련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겠다”며 소송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