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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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마지막 유엔 연설서 “함께할 때 강해”

트럼프 경고용 해석
우크라 지원·중동평화 노력 당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임기 중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세계 정상들에게 국제사회가 전쟁 등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 성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많은 이들이 오늘 세계가 마주한 어려움을 보고 절망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절망하지 않으며,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우리에게 사치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 혼자일 때보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면서 “우리가 협력하면 우리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 함께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제 79회 유엔 총회에서 자신의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끝내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제사회를 향해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자유를 보존할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인가 아니면 침략이 재개되고 한 국가가 파괴되도록 외면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지쳐서도, 시선을 돌려서도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가 이겨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얻을 때까지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대선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이기기를 바라냐는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은 채 조속한 종전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이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조속히 타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의 충돌이 전면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지적한 뒤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중동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이란의 대리 세력에 대응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로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중국과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면서도 불공정한 경제 경쟁과 남중국해 등에서의 군사 압박을 막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유엔총회 연설을 하면서 북핵 문제도 다뤘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번 유엔총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중 참석하는 마지막 총회다. 그는 이날 자신의 재선 도전 포기 결정을 소개하면서 “동료 정상들이여. 우리는 권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어떤 것들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의 국민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국민을 섬기기 위해 이 자리에 있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말자”고 주문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