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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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오래 씹는 할아버지들, 치매 더 빨리 걸린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남성 노인, 밥 씹는 횟수 늘어나면 치매 위험 함께 상승
여성 노인, 저작 횟수와 치매 위험 간 연관성 확인 안돼

노년기에 밥 씹는 횟수가 늘어나면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분당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노인의 씹는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지역 거주 노인 5064명(남자 2195명, 여자 2869명)을 대상으로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 치매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8년을 추적 관찰했다.

 

씹는 기능은 1년 동안 밥을 삼키기 전에 평균적으로 씹는 횟수를 평가했다.

 

노년기에 음식을 씹는 횟수가 많을수록 치매 발병 위험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뉴시스

분석 결과, 남성은 밥을 삼키기 전 30회 이상 씹는 사람은 10회 미만으로 씹는 남성에 비해 전반적인 인지 기능과 기억력이 더 빨리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전체적인 치매 발생 위험은 2.9배 높았다. 치매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인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은 3.2배에 달했다. 평균적으로 밥을 씹는 횟수가 평소보다 5회 늘어날수록 치매·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은 각각 16%, 2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 노인의 씹는 횟수 증가와 치매의 연관성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도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씹는 횟수가 많은 남성일수록 저작 조절 및 치매 관련 뇌 영역(백질·측두엽·후두엽 등)의 용적이 감소한 상태였다. 다만 여성 노인에게서는 저작 횟수와 치매 위험 그리고 뇌 용적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노년기 저작 횟수 증가가 치매 병리에 대한 보상 행동일 수 있는 만큼 만약 나이가 들어 음식을 너무 오래 씹는 현상이 나타났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아 치매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고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