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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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업운전자금 용도로 새마을금고 속여”…양문석 의원 재판行

딸 명의 편법 대출·재산축소 신고 혐의 불구속 기소
‘해명 글’ 허위 사실 판단…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배우자·대출모집인도 불구속 기소…딸은 기소유예

자녀 이름으로 11억원대 편법대출을 받고 재산을 축소 신고한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편법대출 채무자인 양 의원의 딸은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이 참작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형원)와 형사4부(부장검사 이동근)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다.

 

또 사기 혐의 공범으로 양 의원의 배우자 A씨와 대출모집인 B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양 의원 등은 2021년 4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 구입자금 명목으로 대부업체와 지인들로부터 차용한 돈을 상환할 목적으로 대학생 자녀 C씨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대구시 수성새마을금고로부터 기업운전자금 대출금 11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양 의원 등은 기업운전자금으로 대출받은 경우 대출실행 후 3개월 안에 대출금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했음을 소명해야 하자, 마치 딸의 사업 용도로 사용된 것처럼 합계 6억5200만원 상당의 허위 거래명세서 7장, 계좌거래 내역서 2장을 위조해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도 받는다.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양 의원은 올해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올려 새마을금고 측에서 ‘딸 명의 사업자 대출’을 먼저 제안했고, 대출로 사기당한 피해자가 없으며 의도적으로 새마을금고를 속인 바 없다고 주장했다. 새마을금고 측이 대출금이 대출 명목으로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하는 절차 역시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새마을금고가 먼저 대출을 제안한 적이 없고, 기업운전자금 용도인 것처럼 새마을금고를 속인 데 따라 대출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아울러 새마을금고가 대출금 사용처 확인 절차를 이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양 의원이 총선 당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이 기재된 해명 글을 게시한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아울러 양 의원은 총선 후보자 등록 시 배우자가 공동으로 소유한 서초구 아파트 가액을 실거래가인 31억2000만원으로 기재해야 했으나 9억6400만원 낮은 공시가격인 21억56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해 공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총선 당시 불법 대출 의혹 보도로 양 의원에 대한 공천 철회 주장이 제기되는 등 당선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자 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 허위 해명 글을 게시하고 후보자 등록 시 아파트 재산 가액을 축소 신고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중대범죄인 당선목적의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지난 3월 지역구 정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경선 여론조사에서 선거구민을 상대로 권리당원 여부를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유도한 혐의로 양 의원 선거사무장 D씨도 불구속기소 했다.


안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