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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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프로야구 천만 관중시대

프로야구가 올해 관중 1000만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5대 프로스포츠 중에서 가장 먼저다. 프로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다. 프로야구는 프로축구보다 1년 이른 1982년 출범했다. 새 이정표를 세우는 데 4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프로야구 입장권 가격은 구단마다 다르지만 가장 저렴한 외야석이 9000원이다. 영화 한 편을 보는 데도 1만원이 넘는 세상이니 저렴한 가격에 3시간 이상 여가를 보내기에는 딱 좋은 소재가 아닐 수 없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자료에 따르면 9월23일 기준 10개 프로구단의 수입은 약 1540억원이고, 이에 종사하고 있는 인원(선수, 구단 직원, 야구장 매장 등)을 대충 계산해 봐도 수만명. 프로야구는 이제는 당당한 산업이 됐다. 지난 42년간 프로야구에 종사했던 분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땀을 흘려 일했다. 필자도 한때 프로야구를 취재하는 기자였으니 보람이 느껴진다.

 

올해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을 돌파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는 걸출한 신인들의 등장이다.

 

우선 KIA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김도영이 있다. 호타준족의 김도영은 KBO리그 사상 최초로 토종 선수로는 처음 ‘40(홈런)-40(도루)’ 대기록에 도전 중이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시즌 38호 홈런을 때렸고 40호 도루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도영은 KBO리그 토종 선수 최초의 40-40 대기록에 홈런 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KIA는 이제 정규시즌 마무리까지 단 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어 기록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또 한 명의 신인은 두산 마무리 투수 김택연. 20년 전의 삼성 오승환을 연상케 하는 김택연은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를 마다치 않는다. 상대 중심 타선을 향해 ‘칠 테면 쳐보라’는 듯 강속구를 뿌리는 김택연의 투구를 보자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현재 정규리그 4위인 두산이 가을야구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두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인지도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거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은 우리만의 독특한 응원 문화다. 우리 팬은 선수 개개인의 응원가를 만들어 그 선수가 등장하면 함께 노래를 부른다. 또 인기 치어리더의 춤을 따라 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야구가 시작되기 전 가장 먼저 점령되는 곳이 응원단 앞 좌석이다.

 

프로야구 도약과 함께 대한민국은 어느새 선진국이 됐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아 마음껏 프로야구를 즐기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야구는 우리 사회에서 큰 몫을 하고 있다.

 

성백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