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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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인센티브 이코노미 외

인센티브 이코노미(유리 그니지 지음, 안기순 옮김, 김영사, 2만4000원)=경제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인센티브는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원리 중 하나다. 인센티브 자체는 선악과 무관하지만, 사용 방식에 따라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일 수 있다. 책은 그런 인센티브로 운영되는 경제원리를 소개한다. 스타 플레이어가 속한 팀의 승률이 낮은 이유, 건강보험이 환자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이유, 사람들이 보지 않는 데서 상을 받으면 안 되는 이유 등 다양한 예시를 통해 인센티브 경제를 설명한다.

위대한 관찰(조르주 빅토르 르그로 지음, 김숲 옮김, 휴머니스트, 2만2000원)=‘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장 앙리 파브르(1823~1915)는 곤충학자로 불리길 거부했다. 그는 자연주의자로서 고정 관념 없이 자연 현상과 마주하며 관찰에 몰두했다. 학계에서 권위와 명성을 누리며 이론을 발전시키기보다 평생을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학생들과 함께했다. 아이들을 위한 과학 교재 집필에도 10여년간 헌신했다. 책은 세상을 떠난 지 약 110년이 된 파브르의 삶과 작품을 집약했다. 1907년 여름 파브르의 집이자 연구실인 아르마스에 방문해 그의 제자가 된 조르주 빅토르 르그로가 파브르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고자 정리했다.

우리에게 내일이 없더라도(도갈드 하인 지음, 안종희 옮김, 한문화멀티미디어, 1만7000원)=BBC 기후 전문기자로 환경운동에 헌신한 저자는 인류가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다며 과학이 제시한 틀에서 벗어나 다른 논의방식과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녹색 성장, 지속가능성,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 등 인류의 정책들이 더는 해결책이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과학기술의 진보가 심어준 착각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기후 위기는 인류의 생활방식 때문에 생겨난 결과이므로 개인과 공동체가 걸어갈 완전히 다른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 끄기의 기술(페이 베게티 지음, 이혜경 옮김, 부키, 1만9000원)=현대인은 종일 스마트폰에 눈을 두면서 중독됐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 등 성장 전반에 유해한 매체라는 연구도 잇따른다. 디지털 디톡스가 손쉬운 해결책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옥스퍼드대학병원 신경과 의사인 저자는 문제는 스마트폰 기기가 아니라 잘못된 디지털 습관에 있다고 지적한다. 해결책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스마트폰 습관을 기르는 것.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 5분을 참는 규칙을 이행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앱을 정리하고 유용한 앱으로 대체해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법을 제시한다.

파타고니아 인사이드(이본 쉬나드·빈센트스탠리 지음, 이영래 옮김, 라이팅하우스, 2만원)=기업이 경제적 수익은 창출하면서 기후 위기를 촉발하지 않는 방법을 소개한다. 지구의 이익을 회사 수익보다 우선시하는 기업 ‘파타고니아’ 설립자인 이본 쉬나드와 마케팅 책임자 빈센트 스탠리가 이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전한다. 저자들은 지구를 되살리려면 월마트처럼 큰 기업부터 동네 가게 같은 작은 회사까지 책임 경영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존 관행을 깨는 조치들이 대개 힘들고 단기적으로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후 위기와 관련해 기업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한다.

지쳤지만 무너지지 않는 삶에 대하여(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지음, 김지연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1만9800원)=영국 켄트대 문화사 교수인 저자는 한때 ‘번아웃’에 빠졌다. 마음은 타다 남은 잿더미 같았고, 삶은 피로했으며 일은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정년이 보장됐지만 언제든지 누구라도 자기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는 고대의 지혜, 신학 논문, 철학 서적, 문학 작품, 스트레스와 번아웃에 대한 최신 연구 등을 뒤적이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단테를 읽으며 마음의 위로를 찾았고, 시와 여러 고사를 공부하며 실패에 대한 불안을 극복할 수 있었다. 또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공부하며 번아웃이 ‘내 탓이 아니다’라는 깨달음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