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연말정산을 실수한 직장인들이 추가로 낸 세금만 최소 1조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공무원들이 과소신고한 연말정산 금액도 3억원이나 된다. 번거로운 연말정산 과정을 손쉽게 개편해 국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납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26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 동안 87만 9000명의 근로소득자가 연말정산을 과소 신고해 세금을 추가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액수로 따지면 1조 7112억원이 추가 납세 됐다.
연말정산에서 공제·감면을 과다하게 받거나 신고 사항을 누락해 소득세를 적게 신고한 경우들이 이에 해당한다. 연말정산을 과소신고하면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또는 가산세가 부과되는 기한 후 신고를 통해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연말정산 과소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말정산 과소신고에 따른 지난해 추가 세액은 4197억원, 추가 납세 대상자는 25만4000명으로 4년 전인 2019년보다 각각 2.4배, 1.9배 늘었다.
국세청 공무원들마저 연말정산을 실수하고 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총 49명의 국세청 공무원이 연말정산을 과소신고해 2255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냈다. 강민수 국세청장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연말정산을 과소신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천 의원은 “국세청 공무원도 틀리는 연말정산인데 일반 국민들은 오죽 어렵고 번거롭겠냐”라며 “AI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홈택스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국민들의 납세 편의를 대폭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