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 대표 빵집이자 ‘빵지순례’(빵과 성지순례를 합성한 말) 유행을 이끈 ‘성심당’이 대전역에서 계속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대전역 점포를 관리하는 코레일유통이 월 임대료를 당초 제시했던 금액보다 대폭 인하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임대료 갈등은 일단락됐다. 코레일유통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 향토기업 및 소상공인 육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임대료 체계 검토에 착수했다.
코레일유통은 대전역 역사 2층 종합제과점 운영 제휴업체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한 결과 기존 성심당 운영업체 ‘로쏘’가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코레일유통은 이달 13∼23일 사업자 모집공고를 통해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평가위원회를 거쳐 운영업체를 결정했다. 성심당은 11월부터 5년간 대전역에서 영업을 이어가게 된다.
전날 진행된 평가에서 성심당은 비계량평가(40점 만점) 부문 36.62점, 계량평가(60점 〃) 부문 60점을 받아 총 100점 만점에 96.62점으로 대전역사 2층 맞이방 운영 제휴업체로 결정됐다.
해당 점포는 그간 수수료(임대료)를 둘러싼 갈등으로 진통을 겪어왔다. 앞서 코레일유통은 지난 2∼6월 성심당 자리 운영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총 5회에 걸쳐 입찰을 진행했으나, 임대료 문제로 인해 모두 유찰됐다. 이에 코레일유통은 지난 7월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의뢰했으며, 이달 초 회신 결과에 따라 국가계약법을 기반으로 입찰기준가격을 조정한 뒤 6번째 공개경쟁입찰을 시행했다.
6차 입찰에선 코레일유통이 기존 1차에서 제시한 월 수수료 4억4100만원을 1억33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당초 코레일유통은 월 매출액의 17%를 수수료로 부과한다는 내부 규정을 적용해 4억4100만원의 월세를 새로운 계약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폭증한 임대료 탓에 유찰이 이어졌다. 세간에서는 코레일유통이 제시한 월 임대료의 적정성을 두고 찬반이 갈리며 성심당이 대전역 점포에 남을지, 떠날지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코레일유통이 월 임대료를 올려 새 계약을 추진한 건 지난해 성심당 대전역점 임대료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코레일유통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성심당 점포에 입찰 최저 수수료율(17%)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 지적이 나왔다. 당초 성심당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체결했던 임대 계약이 코레일유통과 성심당 간 구내영업계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코레일유통은 코레일과 성심당 간 계약 내용을 고려해 입찰 최저 수수료율(17%)보다 낮은 요율을 적용해왔다.
임대료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하자 코레일유통은 코레일의 지원을 받아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의뢰했다. 코레일유통은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통해 철도역 상업시설의 공공의 가치 및 경제적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운영 방안을 마련한 사례”라며 “국회, 관련 부처, 지자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국민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시작한 대전의 대표 빵집으로, 2012년 11월 대전역 역사 3층에 입점했다. 이후 2016년 역사 2층에 위치한 현재 자리로 이전했다. 최근 성심당 대전역점은 월 1억원 수준의 수수료를 내며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갈등관리연구기관과 손잡고 지역 향토기업과 소상공인 육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잠재력 있는 강소기업들이 성심당과 같은 지역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원방안 마련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서 더욱 균형 잡힌 책무를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