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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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NCT도 비껴가지 못한 이것…공식 굿즈가 아니었다고?

뉴진스 공식 달력, NCT 공식 팬라이트, BTS(방탄소년단) 공식 쿠션도 ‘짝퉁’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허청이 지난 26일 서울에서 위조상품 유통방지협의회 출범 10주년 기념과 위조상품 대응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연 ‘민·관 협력 위조상품 대응강화 콘퍼런스’에선 아이돌그룹의 ‘공식 굿즈’에 줄줄이 붉은색으로 쓰여진 ‘FAKE(가짜)’ 스티커가 붙여져있었다. 

 

특허청 주최로 26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민·관 협력 위조상품 대응강화 콘퍼런스’에서 뉴진스 공식 달력과 NCT 공식팬라이트 등에 짝퉁 스티커가 붙여져있다. 특허청 제공

‘FAKE’ 스티커가 붙여진 상품들은 비단 아이돌그룹의 굿즈만이 아니었다. 전세계 유명카페인 스타벅스 컵,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캐릭터인 ‘캐치 티니핑’의 완구·학용품, 명품백, 옷, 화장품 등까지 일상 생활에 두루 침투해있었다. 심지어 벤츠, 아우디 등 자동차회사의 로고도 위조됐다. 

 

이들 짝퉁 상품은 진품과 거의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

 

NCT 공식 팬라이트의 경우 눈으로 보기엔 진품과 기능도 별 차이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특허청 관계자들은 “보이는 것으로는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만드는 재료 등이 부실하고 안전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해로울 수 있다”며 “무엇보다 위조상품이 유통되면 건강한 유통구조가 교란된다”고 지적했다. 

 

특허청이 주최한 이날 행사엔 위조상품으로 피해를 보는 상표권자와 민간협회, 네이버·쿠팡·11번가 등 국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사, 유관 공공기관 등이 참석해 위조상품 유통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패션·화장품·완구 등 위조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도 마련됐다.

 

특허청 주최로 26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민·관 협력 위조상품 대응강화 콘퍼런스’에서 김완기 특허청장(앞줄 왼쪽 네 번째)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앞줄 오른쪽 네 번째) 등이 위조상품 퇴출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전시회는 특허청·관세청 협업으로 통관 단계에서 차단된 해외직구 짝퉁 물품과 특허청 특별사법경찰에 압수된 위조상품-정품·짝퉁을 구별해 보는 정·가품 비교전시 코너로 구성됐다.

 

이어진 세미나에선 짝퉁 대응 전략과 실제 차단 성과 등 노하우 공유와 함께 현행 법·제도의 개선 방향이 논의됐다. 

 

특허청은 특허청-관세청 협업 시스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해외직구 위조상품 유통을 막기 위해 특허청이 모니터링 결과를 제공하면 관세청이 해당 물품의 국내 반입을 차단하는 방안이다. 

 

패널토론에서는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방지 제도개선 방안으로 신고 시 판매물을 즉시 내리는 신고-차단 시스템과 해외 플랫폼사의 책임 강화를 위한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는 국내 주소가 없는 해외 플랫폼의 경우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해 위조상품 방지 이행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제도이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K-브랜드의 인기 상승으로 국내 제품을 모방하는 위조상품도 함께 증가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 혼자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은 만큼 민·관 공동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회와도 적극 협력해 우리 상표의 가치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이철규 국회의원은 “위조상품은 단순 경제적 피해를 넘어 우리 사회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위조상품 문제로부터 우리 기업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도 관련 법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기업 상표를 침해하는 전 세계 위조상품 무역 규모는 2021년 기준 한 해 1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1만3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