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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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술이 맛도 좋다”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는 주류 디자인 ‘각광’

사진=오비맥주의 ‘카스 프레시’ 오비맥주 홈페이지 캡처

 

주류 업계에서 제품 패키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담는 용기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소비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서던 덴마크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n Denmark)와 스털링대학교(University of Stirling)의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패키징 디자인은 소비자의 심리와 감각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제품에 대한 기대치를 만들어낸다. 패키징의 색상, 라벨 디자인, 병의 형태가 소비자들이 제품의 맛을 예상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품의 디자인 및 패키지는 고객을 응대하는 ‘판매원’ 역할을 하며, 브랜드 식별과 홍보, 나아가서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국내 맥주 시장에서도 패키징 혁신을 통한 성공 사례가 나온 바 있다.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는 2021년 투명 병 차용을 통해 ‘맥주=갈색병’이라는 공식을 깼다. 리뉴얼 이후 카스의 가정용 맥주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9.5%에서 2023년 42%로 상승하여, 패키지 개선이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사진=지평주조의 ‘봄이’=지평주조 제공

 

또한 국내 전통주 시장에서도 패키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평주조는 지난 7월 출시한 프리미엄 캐주얼 막걸리 ‘봄이’가 대표적인 예다. 국산 쌀과 지평 누룩을 활용해 48시간 발효숙성한 ‘봄이’는 막걸리에 숨겨진 산뜻한 풍미를 찾아내 더위가 길어지고 있는 올 해 여름은 물론, 언제 즐겨도 부담 없는 산뜻한 맛을 보여준다.

 

‘애플참외’를 연상시키는 산뜻한 맛과 ‘봄이’라는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패키징에는 봄에 피어나는 화사한 꽃 이미지와 귀여운 그림체를 활용했다. 전통주 패키징에서는 보기 드문 밝고 화사한 노란 계열 컬러와 개나리꽃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요소를 통해 MZ 세대는 물론 여성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캐주얼 막걸리’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사진=현행 안동소주 주병 디자인들. 경북도 제공

 

안동소주는 과감한 변화를 준비 중이다. 현재 9개 브랜드에서 생산되고 있는 안동소주는 세계적인 'K-주류'로 도약하기 위해 주병 디자인 통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통일된 패키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패키징은 단순히 제품을 담는 용기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도 패키징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계속 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류 업계에서는 제품의 특성과 타깃 소비자층을 고려한 차별화된 패키징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소비자들이 제품의 내용물만큼이나 패키징의 디자인과 기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소비자 경험 향상을 위한 패키징 혁신이 주류 시장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