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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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 여명학교 개교 20년… 재학생 88%는 중국 출생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는 27일 개교 20주년을 맞아 발간한 교육 성과 분석보고서에서 “학생 대부분이 중국 출생으로, 우리말 교육과 통일교육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명학교 재학생(91명)의 88%가 중국에서 태어났으며 81%는 중국학교에 다닌 경험이 있다. 북한 학교 경험 비율은 7%에 그쳤다. 반면 졸업생은 134명을 추려서 조사한 결과 75%가 북한 출생이며, 66%가 북한에서 학교에 다녔다.

 

사진=남정탁 기자

중국 출생 학생의 급증은 최근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 다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체류하다가 입국했기 때문이다.

 

이들 다수는 어머니가 중국인이라고 여기며 자라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고,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으며 통일 인식도 저조한 편이라고 여명학교는 설명했다.

 

이들은 또 본인이 북한이탈주민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교육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전날 국회에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 북한이탈주민이 제3국에서 낳은 자녀에게도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004년 설립된 여명학교는 20년간 졸업생 400명 이상을 배출했다. 교육청으로부터 학력 인가를 얻어 재학생 100명 규모로 중·고교 통합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이날 열린 개교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먼저 온 통일’이라고 불리는 탈북민과 그 가정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