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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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나스랄라 제거”

“헤즈볼라 남부전선 사령관도 사망”

이스라엘군은 28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헤즈볼라 본부가 있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한 아파트 정밀 공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당일 열렸고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 남부전선 사령관 알리 카르키 등 다른 지휘부도 일부 사망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번 공습이 나스랄라를 사살하려는 시도였다고 전했다. 나스랄라의 생사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고 헤즈볼라도 별다른 입장이나 성명을 내지 않았다.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32년 동안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이끌어왔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이자 1인자로 군림했다.

 

영국 가디언은 “나스랄라는 이란의 가장 중요한 지역 자산이며 오랫동안 ‘저항의 축’에 속하는 구심점으로 여겨져왔다”며 이번 공습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전쟁에 가장 긴장 고조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항의 축은 친이란 무장세력 연합체로, 헤즈볼라는 여기서 이란의 핵심 전력이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 공습을 시작한 뒤 헤즈볼라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날 공습으로 6명이 숨지고 91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이 파악하기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지 닷새 만에 11만8466명의 피란민이 새로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3일부터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를 비롯해 300여곳에 대대적 폭격을 퍼붓고 있다. 레바논 남부의 엘 나바티에, 동북부의 바알베크-헤르멜 등지 거주하던 주민은 다수가 피란민이 됐다. 이들 중 8만5000여명은 640개 대피소를 찾았고 나머지는 또 다시 이동하거나 친척·지인 등의 거처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가 커지며 레바논의 인도적 상황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OCHA는 지난 23일 이후 레바논 곳곳의 수도시설이 고장나 30만명이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없게 됐고, 레바논 남부 등 고위험 지역 내 20개 1차 의료센터가 안전문제로 폐쇄되면서 의료 접근성도 크게 제한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