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명을 판매해 최근 4년간 149억7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로 낙찰된 지하철역은 ‘강남역(하루플란트치과)’으로 계약 금액은 11억1100만원이었다.
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구간의 276개역 가운데 이름을 함께 표기할 권리를 파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을 통해 이름을 병기한 역은 39개(환승역은 1개 역으로 간주)였다.
해당 사업은 개별 지하철역 이름을 쓴 명판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부역명으로 적어주는 사업으로, 재정난을 타개하고자 2016년 처음 시작됐다. 공사 전신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뒤 추가 사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부터 사업이 재개됐다.
역명 구매 조건을 보면 입찰 대상은 대상 역에서 1㎞ 이내에 있어야 하며 유흥업소처럼 공공장소에 이름을 써 붙이기 부적절한 곳이면 안 된다. 기준을 충족한 곳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곳이 최종 낙찰자가 된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1회 3년 연장이 가능하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역명 병기 대상 역사는 39개역, 총 계약 금액은 149억7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37억4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계약 금액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역이었다. 하루플란트치과는 11억1100만원에 강남역 부역명을 낙찰받았다. 해당 치과는 밴드 자우림 김윤아씨의 남편 김형규씨가 수석원장으로 근무하는 치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성수역(CJ올리브영·10억원), 을지로3가역(신한카드·8억7450만원),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8억원),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7억5100만원) 등 순이었다. 역삼역(센터필드·7억500만원), 을지로4가(BC카드·7억70만원), 명동역(우리금융타운·6억5466만원), 구로디지털단지역(원광디지털대·4억7700만원), 압구정역(현대백화점·4억7300만원)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해당 사업을 두고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달 하루플란트치과와 CJ올리브영이 각각 강남역과 성수역 부역명을 낙찰받은 것을 두고, 지역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공사 관계자는 “낙찰 기관 선정 기준에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며 “10월 중순쯤 자문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