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제주 신화월드 ICMART 학술대회에서 만난 이승민(사진) 한의사(대한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는 한의사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근무지는 카타르 도하. 카타르에 근무하는 첫 한국 한의사다. 카타르 외에도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에 한의사가 있다.
그가 근무하는 KMC(Korean Medical Center)는 올해 새로 설립된 병원으로 성형·정형·소화기내과·가정의학·한의학 등에서 한국인 의사들이 포진했다. ‘한국 의료 센터’를 내세울 만큼 ‘K메디컬’에 대한 신뢰로 구축된 병원이다.
지난해 카타르에서 한의사 채용 소식을 듣고 그는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다. 당시 병원에서 내건 한의사 조건은 전문성이 있으면서 영어가 가능하고, 대학 혹은 국가기관급 2년 이상 근무 경력 등이었다. 대학에서 4년간 펠로우를 하며 침구의학과 박사학위를 딴 그에게 적격이었다.
2018년 박사학위를 딸 때부터 공공연히 “내 꿈은 한의학계 세계화”라고 말할 만큼 이 이사는 중국과 일본을 넘어서는 한의학 전파에 관심이 높았다.
그렇게 뛰어든 것이 이상재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추진하던 ‘동의보감 아카데미’였다. 동의보감 아카데미는 동의보감을 번역한 영문책을 미국 각 대학에 기부하며, 스포츠한의학·안면미용침·우울증·화병 치료 등 한의학에 대해 1∼3일간 강의했다.
“당시 미국 현지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 침술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있었을 만큼요.”
카타르에 처음 등장한 한의사,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사실 한의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많아 이들에게 한의학의 효과를 증명하는 것은 제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효과가 좋았습니다. 중동 사람은 덩치도 크고 혈도 많고 열도 많은, 소위 양인이 많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양인이 부황에 효과도 좋으니 피 빼고, 침놓고 하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며 좋아했습니다.”
그 결과는 환자 수에서도 나온다. 지난 3개월간 KMC 10여개 진료과 중 한의학과는 환자 수 ‘톱3’ 안에 들었다. “한의학 매출이 KMC를 먹여 살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좋은 성과를 내면서 한의사 추가 채용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 침술은 중국과 일본에 관심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한의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 한류’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