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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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을 깨운 ‘5분의 침묵’…조계종, 광화문 국제선명상대회

3만5000명 동시 명상 진풍경
“일어나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몸과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순간순간 평안하면 영원히 평안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평안합니다.”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4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에서 스님들이 5분 명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2024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명상 전문가 금강스님의 해설에 이어 싱잉볼(‘노래하는 그릇’이라 불리는 명상 도구) 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자 조계종 승려들과 불교 신자, 일반인 등 3만5000명가량(주최 측 추산)이 손을 배꼽 아래나 허벅지에 올리고 눈을 감은 채 5분 가까이 명상에 잠겼다. 그동안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평소와 달리 고요함이 감돌았다. 로시 조안 할리팩스, 툽텐 진파, 차드 멩탄, 직메 린포체 등 세계적 명상 지도자들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함께 특설무대에 놓인 방석에 앉아 자신의 호흡에 집중했다.

진우스님은 5분 명상 시작 전 “현대사회는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뤘지만 동시에 마음의 불안과 고통 또한 커져가고 있고 여전히 전쟁과 환경 파괴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정신 혁명을 위해 명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상 후 참가자들은 ‘평화를 위한 발원문’을 통해 “모든 생명과 자연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기후위기, 생태계 파괴의 원인은 결국 나로부터 비롯됨을 깊이 자각한다”며 “지구촌 폭력과 전쟁, 자멸과 혐오가 사라지고 이해와 존중 자비와 지혜가 가득한 세상이 되길 기도한다”고 염원했다.

지난 28일 ‘2024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이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조계종 승려와 불교 신자, 일반 시민들로 가득하다. 뉴시스

선명상대회 개막식에 앞서 열린 국민오계 수계법회에서 조계종은 살생, 도둑질, 음탕한 행위, 거짓말, 음주 5가지를 금지하는 불교의 오계(五戒)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민오계’를 발표했다. ‘모든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자’,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나눔을 생활화하자’, ‘신의를 지키고 몸과 마음을 맑게 하자’, ‘나와 남을 속이지 말자’, ‘내 정신과 몸에 해로운 것을 멀리하자’이다. 국제선명상대회는 30일 전국 사찰 등에서 열리는 선명상 축제, 10월1일 봉은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로 마무리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