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시장이 글로벌 평가대에 다시 오른다.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 편입 여부가 다음주 중 결정된다. WGBI에 편입되면 단계적으로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가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되면서 시중금리와 환율 안정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FTSE 러셀, 내달 9일 시장 분류 발표
29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세계적인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다음달 8일(현지시간) 오후 정례 시장 분류를 발표한다. 우리 시간으로는 공휴일인 10월9일 오전 5시쯤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FTSE 러셀은 해마다 3월과 9월 반기 리뷰를 통해 주식과 채권의 국가별 분류 결과를 발표하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순연되면서 한국의 주식 및 채권 휴장일에 맞춰진 모양새다. 이번 리뷰에는 우리 정부가 주력하는 WGBI 편입 여부뿐만 아니라 주가지수와 관련해서도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근 2년간 공들이고 있는 WGBI 편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편입이 결정되면 6∼12개월 시차를 두고 WGBI 지수에 반영된다.
우리나라는 2022년 9월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에 오른 지 2년가량 지난 데다 국채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을 사실상 완비한 만큼 이번에는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지수 편입을 위한 필요 조치를 모두 갖췄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다만 편입 결정은 전적으로 FTSE 러셀의 ‘주관적 평가’에 달린 만큼 변수가 많다. 특히 투자자 체감도 조사(서베이) 결과가 미지수다. 투자자들이 개선된 시장 접근성을 체감하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면 이번에도 편입 무산 가능성이 크다.
◆9월에도 ‘영끌’ 여전... 한은 ‘금리인하’ 선택은
29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 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7조84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3018억원, 추석 연휴 사흘(16∼18일)을 뺀 기준으로는 3412억원이다.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달(3596억원)과 비교해 감소율이 5%에 불과하고, 7월(34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고 은행권이 대출 요건을 강화했지만, 7∼8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여파로 당분간 대출 수요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추석 연휴 이후 가을 이사철 수요가 몰린 것도 주담대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6일 현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9조4918억원으로 8월 말보다 4조1276억원 늘었다. 2020년 11월(+9조4195억원)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컸던 8월 증가폭(+9조6259억원)의 약 43% 수준이다. 하루 평균 1588억원 불어난 것으로, 이 속도대로라면 30일까지 한 달 전체 증가폭도 4조8000억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밸류업 지수’ 첫주 80개 상승… 평균 수익률 3%↑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 종목의 지난 24일 이후 평균 등락률은 2.97%로 집계됐다. 지난 24일과 27일간 종가를 비교해 산출한 결과다.
코스닥 33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4.11%로, 코스피 67개 종목(2.38%)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69%, 코스닥지수는 0.93% 각각 오르는 데 그쳤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에코프로에이치엔(코스닥)으로 20.65% 상승했다. 효성티앤씨(15.95%·코스피), 한진칼(15.38%·코스피), 윤성에프앤씨(14.23%·코스닥), F&F(12.52%·코스피), SK하이닉스(12.42%·코스피), 팬오션(11.68%·코스피), SM엔터테인먼트(10.24%·코스닥)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섹터별로는 소재(5.77%)가 가장 많이 올랐고, 산업재(4.44%), 정보기술(3.65%), 커뮤니케이션서비스(2.98%), 자유소비재(2.44%), 필수소비재(1.83%), 금융·부동산(1.44%) 순이었다. 헬스케어(-0.05%)와 에너지(-1.45%)는 하락했다.
연초부터 연·기금 및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 축소로 큰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던 SM(10.24%), JYP(5.05%) 등 엔터주는 커뮤니케이션 섹터에서 밸류업 수혜주로 떠올랐다. 반면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주는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인식 아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